한국은행이 비은행기관의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할 경우, 관련 기관들의 만장일치 결정이 필요하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정부와 여당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은행 외의 회사까지 허용하는 방향으로 논의 중인 상황에서, 핀테크 기업 등 비은행기관에도 일정한 허들이 존재하도록 하는 대안으로 평가된다.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인가 단계에서 한은을 포함한 여러 관련 기관 간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국정기획위원회에 공식적으로 전달했다. 한은은 "범부처 차원의 규제 대응이 필요하며, 유관 부처 간의 합의 기반의 정책기구를 구성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령인 지니어스법에 언급된 '스테이블코인 인증심사위원회'(SCRC)를 예로 들며, 이와 유사한 독립적인 위원회를 두어 신규 스테이블코인을 심사하고 인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Fed) 등이 위원회에 참여하며, 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장기업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대해선 반드시 위원회의 만장일치 의결을 요구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은행연합회 이사회에서 주요 은행장들과의 논의 중 만장일치 의결을 통한 스테이블코인 발행 허용을 언급한 바 있다. 이러한 발언은 한국은행이 당초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 기반의 예금토큰으로 스테이블코인을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입장에서 후퇴한 최근의 경과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비은행의 진입을 완전히 막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가운데, 발행 인가 단계에서의 제도를 더욱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이창용 총재는 최근 인터뷰에서 "새로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계획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으며, 이는 한국은행이 수 차례의 정책 수정에 직면한 배경과 맞물려 해석된다.
한국은행이 스테이블코인 논의에 제동을 거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무분별한 발행이 시중 유동성을 지나치게 증가시켜 통화 신뢰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 스테이블코인 발행업체의 신용 리스크와 준비자산 관리 실패로 인해 가상자산 시장과 금융시장 간의 리스크가 상호 전이되고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셋째, 공적 화폐 차익이 민간 발행업체에게 이전되는 것을 우려하는 한국은행의 입장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는 통화정책 당국으로서의 상징성이나 공적 역할, 경제적 이익이 침해받을 수 있다는 위기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앞으로 한국은행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법제화 단계에서 충분한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방안을 고수할 계획이다. 따라서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관련한 논의는 더욱 치밀하고 신중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대한 만장일치 심사제 도입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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