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크립토 서밋에서 디지털 자산을 활용해 미국 달러의 패권을 강화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첫 단계로 ‘USD1’이라는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한 것이 그 예다. 이 스테이블코인은 트럼프 가족과 연결된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이 발행했으며, 단기 미국 국채와 현금성 자산으로 100% 담보되어 있다. 이러한 조치는 미국 금융 시스템의 새로운 구조 실험 역할을 하며, 글로벌 통화 질서를 재편할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정부는 금본위제에서 디지털 금융 체제로 전환하고 있으며, 이 전략의 핵심 목표는 미국 국채 수요 확대와 글로벌 자본 유입 촉진, 그리고 인공지능(AI) 산업 투자 확대이다. 현재 미국의 국채는 31%가 1년 이내 만기의 단기채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기존 권고 기준인 15~20%를 크게 초과한 수치이다. 이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는 연방준비제도(Fed)를 통하지 않고, 직접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일환으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이 새로운 미국 국채 투자자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예를 들어, 테더는 자산의 67.38%를 미국 국채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의 보유량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현재 달러 페깅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2,400억 달러 규모이며, 2026년에는 5,000억 달러, 2028년에는 2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성장은 미국 국채 수요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확대하기 위한 규제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7월 18일, 트럼프 대통령은 ‘GENIUS 법안’에 서명하여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대기업이 자사의 생태계 내에서 스테이블코인을 합법적으로 발행할 수 있도록 혜택을 부여했다. 이는 향후 애플페이, 유튜브, 구글플레이 등에서 스테이블코인 사용이 가능해지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이러한 유동성은 AI 산업에 집중 투입되고 있다.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은 2025년까지 AI 관련 투자액을 3,200억 달러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이는 전년 대비 40% 이상의 증가를 보여준다. 메타는 AI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으며, 아마존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도 AI 연구 및 데이터센터 강화를 위해 대규모 자금을 할당하고 있다. 이러한 투자 증가로 인해 미국은 글로벌 AI 투자에서 62%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향후 1조 달러 이상이 AI 분야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변화는 스테이블코인이 미국의 새로운 금융 도구로 부상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SWIFT와 같은 기존 국제 결제 시스템을 거치지 않고, 24시간 즉시 송금이 가능한 구조는 금융 비용을 효율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는 석유-달러(페트로달러) 체제를 계승하면서도 디지털 경제에 적합한 혁신적인 전략이다. 미국의 스테이블코인이 확산될수록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결과적으로 달러 패권이 강해지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테더 및 서클과 같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AI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기업들, 그리고 GENIUS 법안 이후의 규제 변화가 중요한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스테이블코인 전략은 단순한 암호자산 정책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거래 시스템을 미국 국채 중심으로 연결하고 AI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미국의 거시경제적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우리는 지금 새로운 ‘디지털 달러 시대’의 시작을 목격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 금융 및 기술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