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영국 여성이 20년 동안 피임주사를 맞고, 그로 인해 발생한 심각한 부작용을 겪으면서 해당 제약사를 고소할 예정이다. 그녀는 화이자에서 제조한 '데포-프로베라' 주사를 16세부터 사용해 왔으며, 최근에야 이 약물이 뇌수막종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투약을 중단했다.
뇌수막종은 뇌와 척수를 둘러싸는 막인 수막에 종양이 생기는 것을 의미하며, 종양이 시신경이나 눈 뒤쪽에 위치할 경우 시각 문제를 유발하거나 눈이 돌출되는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커스티 무어(37)는 2021년 두통과 오른쪽 눈의 부종으로 병원을 찾았고, 그 결과 뇌수막종 진단을 받았다. 현재 그녀는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다.
무어는 "종양이 시신경에 붙어 자라 제거가 더욱 어려워졌다"며 "치료로 인해 기력이 쇠약해져 일할 수 없고, 눈의 색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시력이 떨어졌다. 이 주사는 위험하고 사용이 금지되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녀는 지난 20년 동안 이러한 위험성을 전혀 경고받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분노를 표명했다.
2024년 영국 의학저널(BMJ)에서 발표된 연구 결과에 의하면, 데포-프로베라를 장기간 투약한 여성의 뇌수막종 발병 위험이 5배 이상 증가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연구팀은 프랑스의 국가건강자료 시스템을 이용해 2009년부터 2018년까지 뇌수막종으로 수술을 받은 여성 18,061명과 뇌수막종이 없는 여성 90,305명을 비교하는 대조군 연구를 실시했다.
연구 결과, 데포-프로베라의 주성분인 메드록시프로게스테론아세테이트를 1년 이상 사용했을 경우 두개내 뇌수막종 수술 위험이 약 5.6배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1년 미만 사용 시에는 위험 증가가 뚜렷하게 관찰되지 않았다. 또한, 다른 피임약 성분인 메드로게스톤과 프로메게스톤 역시 각각 4.1배, 2.7배의 위험 증가와 연관성이 있었음이 보고되었다.
이 연구는 단순 관찰 연구로서 인과관계를 직접적으로 밝혀내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유럽의약품청은 2024년 9월, 고용량 메드록시프로게스테론 아세테이트가 여러 해 사용됐을 경우 뇌수막종의 위험 증가가 관찰되었다며 제품 정보의 개정을 권고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커스티 무어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약사에 대한 소송을 예고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유사 사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0년간 피임주사 맞은 여성, 뇌종양으로 고통…제약사 상대 소송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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