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직장인들이 아시아태평양 주요국 중에서 연차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딜(Deel)'이 발표한 보고서는 한국의 연차 소진율이 53.3%로, 싱가포르(57.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과거 한국의 '휴가 부족 국가'라는 오명을 벗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이다.

보고서는 17개국의 근로계약 데이터 약 4700건을 분석한 결과로서, 한국은 연차 사용과 관련하여 일본(35.9%), 홍콩(42.9%), 말레이시아(50.8%)를 앞서고 있다. 국가별 중위 연차 사용일수도 한국이 15일로 4위를 차지했으며, 싱가포르가 19일로 가장 많았다. 이러한 통계는 한국 직장인들이 점점 더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며 연차를 소진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과거 한 연구에 따르면, 한국 직장인들은 연간 15일의 유급휴가를 부여받으면서도 실제 사용한 수는 7일에 불과해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최근 몇 년 간 열리기 시작한 주 52시간 근무제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문화의 확산 그리고 젊은 세대의 인식 변화가 이러한 통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해외 여행 수요가 증가하면서 연차를 장기간 활용해 여행을 떠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안정적인 연차 사용 문화를 자랑하는 싱가포르는 18일의 중위 연차 부여 일수를 기록하면서 실제 사용일수는 19일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인도는 연차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부여되지만 실제 사용률이 낮아, 중위 연차 부여 일수는 18일에 반해 실제 사용일수는 12일로 나타났다. 전체 소진율도 17.2%로 저조해 대조적인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에서 국가별로 휴가 사용 패턴의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호주의 경우 전체 휴가 중 16일 이상 장기 휴가 비중이 2.9%로 가장 높아 장기 휴가 문화를 형성하고 있는 반면, 인도와 일본은 짧은 단기 휴가 사용 비중이 각각 48.4%와 41.2%로 높아 단기적 패턴이 두드러진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 직장인들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지키는 것과 더불어 기업의 생산성과도 연관이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휴가 문화 개선과 연차 소진률 증가는 한국 사회가 더 건강한 일터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