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바현에서 외래종인 라쿤의 개체 수가 급증함에 따라 수박 농가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 특히 수확철을 맞은 농가들은 라쿤의 공격 때문에 고통받고 있으며, 농민들은 어떻게든 이를 막으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5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지바현 내 라쿤 개체 수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수박 농가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예를 들어, 야치마타시에 위치한 한 40대 농민 A씨는 지난 5월 중순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한 수박이 10여 통이 훼손되었다. 그는 "농가에서만은 도저히 대응할 수 없다"며 울상을 지었다.

라쿤은 수박의 껍질을 파헤쳐 과육을 먹는 방법으로 농가에 피해를 주는데, 이는 현장에서도 여러 차례 확인됐다. A씨는 인체 감지 센서 조명과 라디오를 설치해 밤새 가동했지만 다른 하우스에서도 피해를 입었다. 그는 "라쿤이 수박을 한 번 맛본 뒤 계속해서 수박을 찾아다녔고, 껍질을 긁어 익은 정도를 확인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어린 열매들까지 훼손된 경우도 있었다.

또 다른 농민 B씨는 지난해에는 피해가 없었으나 올해는 이미 15통의 수박을 잃었다고 전했다. 그는 "수박은 한 포기에서 1~2개만 재배하기 때문에 일부만 손상되어도 상품 가치가 떨어진다"며 "전기 울타리를 설치할 수밖에 없지만 비용 상승으로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이런 피해가 잇따르면서 농민들 사이에서는 라쿤을 '곰'에 비유한 농담까지 등장했다. 지난 5월, 한 행사에서 농민들은 어린이들에게 "이 수박은 아저씨들이 곰과 싸워가며 키운 것"이라고 소개했다. 여기서 '곰'은 라쿤을 의미한다.

라쿤은 본래 북미산 잡식성 동물로, 손을 자유롭게 사용하며 다양한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다. 지바현에 따르면, 라쿤은 1977년 방영된 애니메이션의 영향으로 반려동물로 인식되었지만, 이후 유기되면서 야생 개체가 급증하게 되었다. 현재 라쿤은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외래생물로 지정되어 있으며, 1990년대부터 그 서식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농작물 피해액은 2006년 458만 엔에서 2024년에는 약 4652만 엔으로 10배 이상 증가하며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최근 지바현 인바군 지역을 중심으로 피해가 급증하는 데, 이는 방치된 음식물 쓰레기와 빌딩 틈새에 의한 접근으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

지바현은 "음식물 쓰레기를 밭에 버리지 말고 건물 틈새를 막는 다양한 예방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당부하며 농민들에게 조치를 권장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농민들이 겪고 있는 경제적 타격을 줄이기 위한 필수적인 대책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