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채권 시장에서 신흥국 채권의 위험 프리미엄이 20년 만에 최저치인 2%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신흥국 기업들이 국제 채권 발행에 나서고 있다. 특히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 같은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3년 동안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 기업 및 은행은 최소 250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 전체 발행량에 근접하는 수치다. JP모건은 2025년까지 신흥국 기업의 채권 발행 규모가 약 37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며, 중국을 포함하면 최대 433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발행 급증은 위험 프리미엄, 즉 금리 스프레드가 축소됨에 따라 발생하고 있다. 위험 프리미엄은 안전자산 대신 위험자산에 투자할 때 투자자가 추가로 요구하는 보상을 의미하는데, 이 수치가 줄어든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해당 자산에 대해 위험을 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본격적으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이루어지면서 채권 수요가 증가하고, 이에 따라 수익률이 하락함으로써 위험 프리미엄도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아직 신흥국 국채 금리는 약 6%로 높지만, 올해 들어 미 국채 금리가 재정적자 확대와 수요 부진의 영향으로 상승하면서 금리 격차가 좁혀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는 신흥국 채권의 상대적 매력을 부각시키기 위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JP모건의 신흥시장채권지수(EMBI) 스프레드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2% 미만을 기록하였다.
신흥국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더 높은 금리를 요구받아왔으나, 현재의 시장 환경에서는 더 저렴한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멕시코 등 일부 정부는 국내 투자와 재정 지원을 위해 국제 채권 시장에서 자금을 적극적으로 조달하고 있으며, 올해 신흥국 정부 부문의 국제 채권 발행 규모는 약 16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 분석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 대한 압박이 금리 인하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통화정책의 완화를 예견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와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그동안 발행을 미뤘던 신흥국 기업들이 점차 시장에 다시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은 여전히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과 미국 경기 둔화 신호 등 구조적 리스크에 대해 경계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025년 신흥국 자산은 달러 약세로 인해 큰 랠리를 예상하고 있지만, 달러의 반등과 미국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다시 부각될 경우, 잠재적인 위험 요소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신흥국 기업들이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의 영향을 면밀히 살펴보아야 할 시점이다.
신흥국 채권 발행 급증…위험 프리미엄 20년 만에 최저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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