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메리칸항공이 4년 전 발생한 사건으로 인해 960만 달러, 약 134억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의 연방 배심원단은 항공사가 국제선 항공편에서 승객이 뇌졸중 유사 증세를 겪을 때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판단하며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번 사건은 2021년 11월 마이애미에서 스페인 마드리드로 향하는 비행편에서 발생했다. 당시 67세의 요리사인 헤수스 플라센시아는 비행기가 게이트에 정차해 있을 때 일과성 허혈 발작으로 알려진 뇌졸중 유사 증세를 보였다. 그의 아내는 승무원에게 남편이 운동 기능을 잃고 어눌하게 말하고 있다고 알렸으나, 승무원들은 이를 무시하고 의료 지원 요청을 하지 않았다.
기장은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륙을 승인했고, 비행이 진행 중인 동안 플라센시아는 뇌졸중 증상을 보였다. 승무원들은 다른 탑승객들에게 그의 상태를 지켜봐 달라는 요청만 했을 뿐 기장에게 이에 대한 보고나 항공기 회항을 고려하지 않았다. 결국 항공기는 마드리드에 도착한 뒤 8시간이 지나야 그가 병원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부인의 소송에 따르면, 플라센시아는 비행 이후 2년이 지난 현재에도 의사소통, 걷기, 식사 등 기본적인 일상생활조차 스스로 할 수 없는 상태에 놓였다. 그녀는 남편이 하루 24시간 간병과 재활 치료에 의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항공사의 뇌졸중 대응 지침을 무시한 승무원들의 태도와 항공사의 무책임한 대응에 대해 강한 비판을 쏟았다.
변호사는 "아메리칸항공이 중대한 의료 비상 상황에 대한 대응을 소홀히 한 것은 명백한 문제"라며, "플라센시아가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던 점을 들어 항공사가 책임을 회피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을 통해 항공사들은 비상 상황 처리에 대해 더욱 철저한 내부 지침과 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이 부각된다.
아메리칸항공 측은 배심원단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이번 평결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항공사 관계자는 "승객의 안전과 건강은 최우선 과제"라며 향후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알렸다. 이 사건은 항공기 내 응급 상황 발생 시 승무원들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항공사, 승객 쓰러짐에도 이륙 강행…960만 달러 배상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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