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여성들이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착용해야 하는 법적 의무가 있는 가운데,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정치 고문인 알리 샴카니 소장의 딸이 히잡을 착용하지 않고 어깨가 드러나는 드레스를 입고 결혼식을 올린 모습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출된 결혼식 영상은 이란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고위층의 이중적 행동이 비판받고 있다.
영상 속에서 샴카니의 딸은 흰색 웨딩드레스를 입고 아버지와 함께 연회장에 들어서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웨딩드레스는 어깨끈이 없는 디자인으로 깊게 파인 가슴라인을 드러내고 있었다. 결혼식 현장에는 많은 하객이 있었지만, 샴카니의 딸은 면사포만 쓰고 히잡을 착용하지 않는 모습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와 대조적으로, 결혼식에 참석한 다른 여성들은 모두 히잡을 착용하고 있었다.
샴카니의 결혼식은 지난해 4월 테헤란의 에스피나스 팰리스 호텔에서 열렸으며, 영상은 결혼식 이후에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 유출 경위는 불분명하지만, 하객의 스마트폰 도난, 또는 샴카니의 측근에 의한 의도적인 유출 등의 다양한 소문이 퍼지고 있다. 일부는 이스라엘 측의 해킹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사건은 이란 고위층의 '내로남불' 문제를 다시금 부각시키고 있다.
이란은 여성의 공공장소 히잡 착용을 의무화한 법률을 통해 처벌 규정을 강화하고 있으며, 2022년에는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되어 구금 중 사망한 마흐사 아미니 사건으로 인해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발생했다. 그러나 이란 정부는 처벌 규정을 바꾸지 않은 채 오히려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벗는 여성들이 늘어나자 추가 인력을 투입하여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망명 중인 이란 반체제 인사들은 SNS를 통해 샴카니의 딸의 결혼식이 이란 여성들이 겪는 현실과는 상반된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예로, 마시 알리네자드는 "이슬람 공화국의 최고 집행자 중 한 명의 딸이 고급 결혼식을 올리는 동안, 많은 여성이 머리카락을 드러냈다는 이유로 폭행당하고 있다"며 이란의 불균형한 현실을 지적했다.
일부 친정부 인사들은 결혼식이 여성만의 사적인 모임이었기 때문에 샴카니의 딸의 복장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들은 신부의 아버지가 관습에 따라 딸의 손을 신랑의 손에 얹어주는 장면은 특별할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샴카니는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불만을 표하며 반응했다.
이 모든 상황은 이란 사회에서 고위층의 특혜와 이런 고위층이 정치적 억압을 주도하는 민심과의 간극을 드러내며, 이란 사회 전반의 수많은 문제를 한층 더 부각시키고 있다. 이란 사회는 히잡 의무화와 관련된 법과 사회적 관습을 지키지 않으면서도, 고위층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이중 잣대 문제에 끊임없이 직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란 고위층 자녀 결혼식에서 히잡 미착용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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