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에 건설한 인공섬 수가 21개로 증가함에 따라 이 지역의 영유권 분쟁이 더욱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인공섬 건설을 통해 영유권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는 중국이 설계한 인공섬보다 앞서 나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이 같은 베트남의 조치를 묵인하고 있는 형태다. 역사적으로 중국은 필리핀 해경선이 이 지역에 접근하기만 해도 즉각적 반응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이는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베트남과의 외교 및 경제적 관계의 중요성 때문에 당장은 이러한 인공섬 확장을 눈감아주고 있으나, 양국 간 영유권 분쟁이 심화될 경우 갈등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베트남은 2021년부터 현재까지 스프래틀리 인근 암초에 21개의 인공섬을 건설했으며, 중국은 7개의 인공섬을 운영 중인데 이는 숫자로는 베트남이 훨씬 우세한 상황이다. 다만 면적에서는 중국이 4000에이커에 달하는 반면, 베트남은 2200에이커로 여전히 크기에서는 중국이 앞서 있는 상황이다.

이 지역은 중국, 베트남, 필리핀, 대만,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이 영토를 두고 갈등을 벌이는 곳으로, 중국은 이 지역 전체가 자국의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베트남은 1978년부터 해당 지역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해왔으며, 국토 확장을 위해 중국의 인공섬 조성 방식을 모방해 조성하고 있다. 준설선을 이용해 바닷속에서 토양 등을 제거한 뒤 이를 섬 위에 쌓아올리는 방식이다.

특히 중국 해경선은 최근 필리핀 해경선과의 충돌 사례들을 고려했을 때 베트남 인공섬에 대해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해,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분쟁 중 베트남과의 친밀한 관계가 중요성을 띄고 있기 때문에 이를 묵인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많은 중국 제조업체들이 미국의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베트남으로 이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에 있어 같은 공산국가인 베트남과의 관계는 전략적으로 필수적이다.

베트남의 인공섬 확장이 중국에게 당장 위협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 같은 묵인이 가능하다는 반론도 있다. 중국의 인공섬은 이미 군사적 기반시설이 갖춰져 있기에, 베트남이 군사적 위협으로 인식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만약 베트남의 인공섬 확대가 지속될 경우, 중국이 앞으로 얼마나 더 이를 지켜볼지는 미지수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베트남과의 연대를 통해 중국에 대항하고 있고, 필리핀은 베트남과의 해상 협정을 체결함으로써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도 필리핀을 통해 군사적 개입 범위를 확대하고 있어 향후 영유권 분쟁은 더욱 격렬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상황에서, 이 지역의 안보 문제는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