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연구진이 진행한 '수녀 연구(The Nun Study)'에서 머리 크기와 교육 수준이 치매 발병에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중요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텍사스의 연구진이 30년 이상 추적한 678명의 고령 가톨릭 수녀들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그들의 건강 기록과 사후 뇌 부검 결과를 분석하였다. 연구에 참여한 수녀들의 평균 연령은 83세로, 75세에서 102세 사이였다.

연구 결과, 머리 둘레가 작고 교육 수준이 낮은 집단의 경우,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치매에 걸릴 확률이 최대 4배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러한 발견은 머리 크기나 교육 수준이 낮을 경우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의 발병 확률도 또한 증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수녀들은 동일한 수도회 소속으로 생활하였고, 비슷한 주거 환경과 소득, 식단을 공유하기 때문에 생활 습관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연구 초기, 118명(17%)은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받았고, 80명은 치매 진단 기준을 충족해 치매로 진단되었다. 20년 후의 추적 조사에서는 334명 중 39%가 중증 인지 장애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에서 머리 둘레가 작고 교육 수준이 낮은 참가자들은, 반대로 머리 크기가 크고 교육 수준이 높은 참가자들보다 치매 진단을 받을 가능성이 4배나 더 높았다. 그러나 머리 크기나 교육 수준 중 하나만 해당하는 경우에는 치매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치매 환자들은 또한 뇌 기억 중추인 해마(Hippocampus)의 크기가 작을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머리와 뇌의 크기가 작을수록 뇌세포의 총량이 적어지는 것으로 해석하고, 이는 노화나 치매 전 단계의 변화에 대한 대응 능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머리의 크기가 크다는 것이 곧 뇌의 크기도 크다는 의미로, 더 많은 뇌세포와 연결 망을 가진 '인지 예비력'을 제공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나이가 들면서 일부 뇌세포가 손상되더라도 기능을 유지할 가능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추가적으로, 교육은 인지 예비력을 키우는 중요한 요소로 지목되었다. 학습은 뇌세포 간의 연결을 강화하고, 균형 잡힌 식이요법과 운동, 금연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가능성도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머리의 성장이 대부분 만 6세 이전에 이루어지며, 뇌는 생후 1년 만에 성인 크기의 75%에 도달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치매 예방이 노년기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유아기와 전 생애를 통한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연구진은 인지 건강과 치매 예방은 평생에 걸친 임무이며, 치매 증상이 나타난 이후가 아닌 그 이전부터의 환경과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