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WEF)의 창립자이자 전 회장인 클라우스 슈바프(87)가 국가 경쟁력 보고서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스위스 법무법인 홈부르거의 초기 조사 결과, 슈바프 전 회장이 특정 국가에 유리하거나 불리한 보고서 발간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도와 영국의 순위를 수정하거나 보류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슈바프 전 회장은 2017년 인도의 순위가 낮게 발표될 경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관계 악화를 우려해 당시 리처드 사만스 전무에게 이메일을 통해 보고서 발간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영국의 순위를 높이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는데, 이는 브렉시트 지지자들이 해당 데이터를 악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설명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청탁에도 불구하고 해당 보고서는 결국 발간된 것으로 확인됐다.
2022년에도 슈바프 전 회장은 특정 국가의 고위 관료에게 보고서 초안을 사전에 공유한 뒤, 해당 보고서의 발간을 반대하도록 조언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WEF가 특정 보고서를 발간하지 않았던 사실과도 맞물려 있다. 현재 WEF는 슈바프 전 회장이 국가 경쟁력 보고서를 조작하고 공금을 유용했다는 혐의 등 다양한 의혹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또한, 그의 부인이 공식 직책이 없다는 점에도 불구하고 90만 스위스프랑(약 15억원)의 출장비를 청구한 혐의도 논의되고 있다. 슈바프 전 회장은 1971년 WEF의 모태인 유럽 경영자 포럼을 설립하고, 이후 매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다보스 포럼으로 성장시켰다. 하지만 지난해 성 추문과 인종차별 의혹으로 회장직에서 사임한 뒤, 올해 4월 내부 고발자 서한을 통해 비위 의혹이 드러난 후에는 WEF 이사회 의장직에서도 물러났다.
내부 고발자는 WEF가 본사 인근에 위치한 '빌라 문디'라는 초고가 주택을 3000만 달러(약 419억원)에 매입하고 이와 관련된 리모델링에 2000만 달러(약 279억원)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슈바프 전 회장의 부인과 연결된 정황을 제기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슈바프 전 회장이 노벨평화상 후보로 지명받기 위해 포럼의 자원과 인력을 활용했다는 주장도 함께 언급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홈부르거가 제출한 초기 조사 결과는 내부 고발자의 주장과 상당 부분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WEF 대변인은 조사 완료 전까지는 추가적인 논평을 유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최종 조사 결과는 8월 말에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슈바프 전 회장은 모든 의혹을 부인하며, 내부 조사 결과가 언론에 유출된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고 법적 조치를 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클라우스 슈바프 전 WEF 회장, 국가 경쟁력 보고서 조작 의혹에 휘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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