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의 최대 주주로 올라서는 가운데, 일본 내 반도체 산업의 국산화를 강화하기 위한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 산하의 독립행정법인인 정보처리추진기구를 통해 라피더스에 1000억엔(약 9185억원)을 출자할 계획임을 밝히며, 추가적으로 올해 예산안에 1500억엔(약 1조3777억원)을 포함시켜 총 2500억엔(약 2조2962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이러한 정부 출자는 민간기업 30곳이 출자하는 금액인 1600억엔(약 1조4696억원)을 초과하는 규모로, 닛케이 신문에 따르면 정부의 출자 규모가 라피더스 전체 자본금의 60%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의결권을 약 10%로 제한하여 민간 중심의 경영 체제를 유지할 방침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정부가 보유할 주식에는 의결권이 없는 종류주와 주요 의사결정에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황금주도 포함되어 있다. 현재 의결권 있는 주식은 약 200억엔(약 1837억원)으로 제한되어 있으며, 민간 주도의 경영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를 가지고 있다. 다만,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기업 주도의 경영이 위축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종류주를 의결권이 있는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의결권 비중이 기존 출자 비율인 60%로 확대될 수 있는 점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민관이 공동 출자를 통해 경영 주도권이 불분명해질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게이오대학교 도이 다케로 교수는 “민관 공동 출자에서 무책임한 사례가 종종 발생하므로, 어느 측이 주도권을 가지는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시마모토 미노루 히토츠바시 대학 교수도 “정부가 주도권을 잡더라도 기업 경영 전반까지 통제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기업의 판단에 따라 성패가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라피더스는 일본의 반도체 산업 부활을 목표로 주요 기업들이 참여해 설립한 연합체로, 홋카이도 치토세시에서 2028년까지 2나노(㎚) 반도체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 프로젝트를 경제안보의 핵심으로 규정하고, 기업들에 대한 직접적인 설득을 통해 대규모 출자를 이끌어내는 등 전방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 최대 주주로 등장… 민관 경영 체제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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