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중동 정세의 긴장으로 인해 휘발유 가격이 급등할 조짐을 보이자, 국제기구에 따른 합의 없이 독자적으로 비축유 방출을 결정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기자들과의 회견에서 이르면 오는 16일부터 비축유를 방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방출은 민간 비축유 15일 분량과 국가 비축유 1개월 분량을 포함한다.
비축유 방출은 일반적으로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이 협력하여 시행하는 것이 관례인데, 일본 정부의 단독 방출은 1978년 관련 제도가 만들어진 이후 첫 번째 사례로 기록될 예정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국제에너지기구와의 공식 합의를 기다리지 않고 비축유를 방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비축유 방출의 배경에 대해 다카이치 총리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수가 급감하고 있어, 오는 10월 이후 일본의 원유 수입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일본은 전체 원유의 90% 이상을 중동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따라서 원유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비축유를 활용하는 방안을 택한 것이다.
일본의 경제산업성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일반 휘발유의 전국 평균 소매가는 리터당 161.8엔(약 1503원)으로, 전주 대비 3.3엔(약 31원) 상승한 수치이다. 휘발유 가격이 160엔을 넘은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가격 상승이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휘발유 가격 상승 외에도 액화천연가스(LNG) 가격도 급등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은 LNG는 원유와는 달리 중동 의존도가 10% 정도로 낮지만, 원유 가격과 연결되어 있어 중동에서의 정세 악화가 지속된다면 LNG 가격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전기요금에 반영될 수 있으며, 여름철 전력 소비가 증가하는 시기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은 일본의 경제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정부는 소비자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비축유 방출 외에도 다양한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국외 원자재 가격의 변화가 일본 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불확실한 만큼, 정부는 지속적으로 시장 모니터링에 나설 계획이다.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일본, 휘발유 비축유 방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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