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공지능(AI) 기업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사모대출을 경로로 활용하며 미국 내 사모대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성장과 동시에 부실 리스크가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사모대출 규모는 2024년까지 약 1조 5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는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과 유니콘들의 거대한 데이터센터 인프라 투자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의 보고서에 따르면, AI 기업 관련 사모대출 잔액은 현재 2000억 달러에서 2030년까지 최대 6000억 달러로 폭증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이러한 급속한 성장은 베일 속의 불투명성과 숨겨진 부실을 동반하며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예를 들어, 부도율은 2%대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PIK(Payment in Kind) 대출의 증가는 더욱 신용 경색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PIK 대출은 현금으로 이자나 원금을 지급하는 대신 주식이나 재고 등으로 상환하는 방식으로, 2021년에 7%였던 PIK 대출 비중이 2025년 3분기에는 10.6%로 증가했고, 특히 대출 실행 이후 현금 이자 지급이 불가능해져 PIK로 전환된 악성 대출 비율은 57.2%에 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주요 자산운용사들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는 이러한 유동성 경색의 전조일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블랙록과 아폴로 같은 대형 운용사들이 부분적인 대출 부실 리스크를 드러내며, 블루아울 캐피털이 펀드 환매를 중단하면서 BDC ETF 가격이 급락하는 등의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이 은행 및 보험사와 같은 전통 금융기관에도 전이될 수 있는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의 은행들은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해 3140억 달러의 대출을 제공하고 있으며, 생명보험사들의 사모대출 보유액은 2018년 4604억 달러에서 2024년 말에는 9506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이러한 부실이 당장 대규모 금융위기로 직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미 연준이 금리 인하를 고려할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시중 유동성이 개선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낮아지고 유동성이 확대되면 사모대출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도 “하반기 AI 기업들이 생존 경쟁에서 탈락하고 도산하는 경우, 사모대출 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날 위험이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AI 투자 열풍에 가려진 미국 사모대출 시장의 위기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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