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반도체 기술을 발표했다는 사실만으로 양산 경쟁력이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핫칩스 2026의 HBM 사례에서는 설계·적층·냉각 기술과 고객 적용 계획을 나눠 봐야 한다.
사례 기준: 2026-08-26 발행 원문. 상대 날짜·시세·전망은 원문 시점의 기록.
삼성전자 aHBM과 SK하이닉스 하이브리드 본딩, 뭐가 다른가
반도체 기술 격차는 한 가지 숫자로 정해지지 않는다. 설계가 목표한 성능과 전력·발열을 충족하는지, 실제 제조와 고객 시스템에서 구현되는지는 구분할 문제다. HBM은 D램을 쌓아 넓은 데이터 통로를 확보하는 고대역폭 메모리로, 이 사례에서는 적층 수뿐 아니라 연결 구조와 냉각 방식도 경쟁 대상이었다.
두 회사는 8월 23일(현지시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열린 반도체 학회 '핫칩스 2026'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HBM 성능을 끌어올리는 기술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그래픽처리장치(GPU)의 메모리 컨트롤러 기능을 HBM 쪽으로 옮기는 aHBM 구조를 첫 단계로 제시했고, 장기적으로는 GPU 위에 HBM을 직접 쌓는 zHBM을 목표로 내걸었다. 한상욱 삼성전자 테크니컬 리더(TL)는 이 구조가 HBM5 후속 모델부터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D램을 20층 이상 쌓는 하이브리드 본딩과, 발열이 몰리는 부분만 골라 식히는 i-HBM 기술을 공개했다. 이재식 SK하이닉스 아메리카 부사장은 "앞으로는 HBM 업체만의 문제가 아니라 고객과 파운드리까지 함께 개발해야 하는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HBM 기술격차는 왜 이렇게 중요해졌나
위기감의 실체는 범용 메모리 시장에서 먼저 드러났기 때문이다. 한 국내 서버 제조업체 임원은 "이미 PC용 D램에서는 중국 CXMT 제품에 부족함이 없다"며, 애플에 스마트폰용 제품 공급이 시작된다면 한국 업체들에 남는 것은 서버용 D램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CXMT는 애플에 납품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이며, 최근 메모리 가격 급등까지 겹치면서 미국 빅테크들도 중국산 범용 메모리 채택을 원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범용 제품 경쟁 심화에 대비해 첨단 HBM 분야에서 기술격차를 확실히 벌려두는 쪽으로 대응하고 있다. 다만 첨단 기술에서도 중국과의 격차가 절대적이지는 않다. 원문은 삼성전자가 중국 YMTC의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에 기술료를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를 모든 메모리 분야에서 중국이 앞섰다는 뜻으로 확대할 수는 없다.
기술 발표와 주가·실적을 어떻게 구분하나
원문 작성 시점 기준 삼성전자는 코스피에서 257,000원으로 보합, SK하이닉스는 1,678,000원으로 전일 대비 0.42% 상승한 상태였다. 두 종목 모두 국내 상장 주식이라 별도 환전이나 해외주식 세금 문제 없이 국내 증권 계좌에서 그대로 거래할 수 있다.
HBM 기술 발표 자체는 아직 실적 수치로 연결된 사안이 아니다. 판단을 바꿀 다음 변수는 9월 말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이다. 업계에서는 이 자리에서 중국 메모리 반도체 수입 규제를 놓고 '빅딜'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내에서 판매할 아이폰에 중국산 메모리 반도체를 탑재하도록 미국이 허용하는 것이 그 골자로 알려졌다. 수입 허용 논의가 실제 납품 계약이나 공급 확대로 곧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당시 전망과 실제 합의·고객 채택을 구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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