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정된 상법에 따라 자회사의 중복상장이 금지됨에 따라 대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다. 이는 주로 사모펀드(PEF)에서 막대한 투자를 받은 대기업들이 예상했던 자금 회수 경로가 차단되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에 따르면, 주요 대기업의 비상장 계열사들이 PEF로부터 조달한 금액은 총 12조원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SK그룹의 경우, SK E&S가 2021년과 2022년 동안 KKR로부터 도시가스 자회사에 대해 총 3조1350억원이 투자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투자 형태는 상환전환우선주(RCPS)로, SK E&S는 발행 후 5년 이내에 상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구조다. 또한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프리IPO 단계에서 1조원을 유치했으며, SK팜테코 역시 2023년 프리IPO에서 6000억원을 조달했다. 이외에도 SK플라즈마와 SK스퀘어의 자회사 11번가, 그리고 티맵모빌리티 등 여러 계열사들이 수천억원의 자금을 유치해왔다.
카카오그룹 또한 상황은 다르지 않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20년부터 2023년 사이에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와 싱가포르 투자청으로부터 각각 약 1조2000억원과 3350억원을 투자받았으며,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재팬도 많은 자금을 조달하였다.
그러나 개정된 상법은 자회사 중복상장을 금기시하면서 자회사의 신규 주식 발행이 모회사의 기업가치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고려하고 있다.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를 강화한 것도 이러한 변화에 일조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자회사 중복상장을 반대할 수 있는 이사회의 여건이 형성되었다. 김서하 보스턴컨설팅그룹(BCG) 파트너는 “자회사 상장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대주주나 그룹의 유동성에 여력이 부족하다면 새로운 재무적 투자자를 유치하거나, 총수익스왑(TRS)과 같은 고비용 구조를 활용하는 방법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라며, “많은 기업들이 자회사 상장에 기대했던 자금조달 기회를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로 인해 대기업들은 자금 운용에 비상사태에 처해 있으며, 자회사에 집중해야 할 시간과 비용이 외부의 압력으로 인해 소모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대기업들이 향후 자금조달 전략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들, 자회사 중복상장 금지로 자금조달 위기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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