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을 포함한 주요 가상자산의 가격이 급락하며 투자자들, 특히 서학개미들의 손실이 커지고 있다. 17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9만3714달러(약 1억4000만원) 이하로 떨어지며 지난해 말 종가에 근접한 상태다. 10월 6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 12만6251달러(약 1억8900만원)와 비교하면 불과 한 달여 만에 25% 이상 폭락한 것이며,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에서도 비트코인은 1억4000만원 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서학개미들은 유명 투자자 마이클 세일러를 추종하며 DAT(디지털 자산 비축) 기업에 투자한 결과, 손실이 날로 커지고 있다. DAT 기업이란 자산으로 특정 가상자산을 사들이는 전략을 취하는 기업으로, 마이크로스트레티지(MSTR)와 비트마인(BNMR) 등이 대표적이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비트코인에 투자하며, 비트마인은 이더리움에 투자한다. 최근 스트레티지의 주가는 작년 최고점 대비 56%가 떨어졌고, 비트마인의 주가는 여름철 폭발적 상승세가 꺾인 뒤 심각하게 하락하고 있다.

특히, 스트레티지 주식은 지난 10월 11일부터 13일까지 36억9872만달러(약 5조3883억원)의 순매수 규모를 기록하며, 서학개미가 대규모로 투자한 종목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러한 기업들이 추진하는 투자 전략이 단순히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에 기반한 것이란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텐엑스(10X)리서치에 따르면 이들 DAT 기업에 투자한 개인의 손실액은 전 세계적으로 총 170억달러(약 22조원)에 달한다.

문제의 핵심은 DAT 기업들이 비상장 알트코인으로 자산을 활용해 몸값을 부풀려왔다는 점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런 방식이 사실상 ‘자전거래’에 해당하며, 내부자들이 자산을 공급하고 스스로 가치를 매기는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인 아르테미스 터미널은 DAT 기업의 총 순자산가치(NAV)가 지난 10월 초에 1250억달러(약 162조원)로 정점을 찍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시장이 냉각되면서 이 프리미엄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러한 환경에서 서학개미들의 투자 전략이 과연 효율적인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사업의 본질적인 펀더멘털과 무관한 ‘올인’ 베팅이 부각되면서, 미래의 회복 가능성에 불황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