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4일 하이젠알앤엠 주가를 밀어 올린 것은 개별 수주가 아니라 정부의 국산 휴머노이드 구매 계획이었습니다. 로봇주 급등의 한복판에 선 이 회사가 실제로 파는 것은 무엇이고, 적자는 왜 커졌을까요. 주가가 먼저 그린 ‘휴머노이드 핵심주’와 지금 장부에 찍히는 회사 사이의 간격을 해부합니다.
투자 참고용 · 작성 기준일 2026년 9월 5일 · 시가총액 5,924억원 · 거래소 위험 표시 없음
하이젠알앤엠 주가, 정부가 로봇 첫손님 되자 29% 급등
답은 정책입니다. 기획예산처가 8월 27일 내놓은 휴머노이드 생태계 육성안은 연구개발비만 나눠 주는 방식에서 한 걸음 더 나갔습니다. 정부가 국산 휴머노이드를 2027년 250대, 2030년까지 1,080대 사서 대학과 국책연구기관에 보급하겠다고 못 박았습니다. 2027년 재정 투입액은 6,000억원, 2030년까지 총투자는 2조3,000억원입니다. 현재 45% 수준인 핵심부품 국산화율을 80%까지 올린다는 목표도 붙었습니다.
하이젠알앤엠은 로봇 관절을 움직이는 액추에이터와 그 안의 서보모터·구동제어기를 다룹니다. 정부가 완성 로봇 구매와 부품 국산화를 동시에 꺼내자 시장은 완성품 회사뿐 아니라 ‘로봇의 근육’을 만드는 부품사까지 한 묶음으로 다시 값을 매겼습니다. 9월 4일 나온 ‘정부가 직접 산다’는 보도가 이 정책을 다시 부각했고, 하이젠알앤엠을 포함한 로봇주가 20% 넘게 뛰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여기서 선을 정확히 그어야 합니다. 이것은 하이젠알앤엠이 정부에서 250대분 주문을 받았다는 공시가 아닙니다. 정부 발표에도 공급기업 명단은 없습니다. 이번 급등의 직접 촉매는 개별 수주가 아니라 ‘국산 로봇과 핵심부품에 공공 수요가 생긴다’는 기대입니다. 기대가 숫자로 바뀌려면 회사 매출에 액추에이터가 실제로 찍혀야 합니다. 이제 주가 말고 공장 안을 볼 차례입니다.
하이젠알앤엠 뭐하는 회사? 출발점은 오티스엘리베이터코리아 산업용 모터
첫 번째 몰랐던 사실은 회사의 나이입니다. 법인은 2007년 세워졌지만 기술의 뿌리는 1963년 금성사, 지금의 LG전자 모터사업부까지 올라갑니다. 2008년 오티스엘리베이터코리아의 산업용 모터 부문을 인수하며 사업을 본격화했고, 2010년에는 중국 청도 공장을 인수했습니다. 막 생긴 로봇 스타트업이 아닙니다. 오래된 산업용 전동기 제조 기반 위에 로봇과 모빌리티를 얹은 회사입니다.
둘째 사실은 이름보다 제품이 훨씬 무겁고 넓다는 점입니다. 회사의 현재 사업축은 네 개입니다. 공장·석유·가스·제지·화학·철강 설비에 들어가는 저압·고압·방폭 산업용 모터, 자동화장비와 공작기계를 제어하는 서보모터와 드라이브, 로봇 관절용 액추에이터, 드론·전기차·산업차량용 모터와 인버터입니다. 국내 산업용 전동기 시장 3위라는 기반도 이 오래된 본업에서 나옵니다.

액추에이터는 모터 하나가 아닙니다. 모터가 힘을 만들고, 감속기가 속도와 토크를 맞추며, 드라이브가 명령대로 움직이게 합니다. 하이젠알앤엠은 서보모터와 구동제어기를 자체 제작하고 감속기 설계 능력도 보유했다고 밝힙니다. 협동로봇과 AMR에 쓰는 48V 저전압 서보, 모터·감속기·드라이버를 한데 묶은 휴머노이드용 올인원 액추에이터까지 제품 폭을 넓혔습니다. 그래서 정책의 ‘핵심부품 국산화’ 문구와 정확히 맞닿습니다.
하지만 기술 목록과 매출 목록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회사는 드론, 전기버스, 전기선박, K9 자주포, 전기굴착기, 위성발사체용 모터 개발 경력까지 제시합니다. 개발 레퍼런스가 많다는 것은 기술 응용 범위가 넓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각 제품이 큰 양산 매출을 냈다는 뜻은 아닙니다. 지금 주가가 붙잡은 것은 ‘될 수 있는 사업’이고, 장부가 보여 주는 것은 ‘이미 팔린 사업’입니다. 두 그림 사이의 간격이 숫자에서 드러납니다.
하이젠알앤엠 매출은 버텼는데 이익은 왜 132억원이나 사라졌나
최근 3년 매출은 772억원, 759억원, 735억원입니다. 2023년에서 2025년까지 37억원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3억원에서 4억원 적자, 다시 89억원 적자로 꺾였습니다. 매출 감소보다 이익 붕괴가 훨씬 큽니다. 2025년 영업이익률은 -12.11%입니다. 제품을 100원어치 팔 때 본업에서 12원 넘게 잃은 셈입니다.
| 항목 | 2023 | 2024 | 2025 |
|---|---|---|---|
| 매출액 | 772 | 759 | 735 |
| 영업이익 | 43 | -4 | -89 |
| 당기순이익 | 26 | -11 | -71 |
| 영업이익률 | 5.61 | -0.49 | -12.11 |
| ROE | 5.98 | -1.92 | -8.13 |
| 부채비율 | 133.58 | 75.78 | 55.73 |

원인은 회사가 2025년 실적 공시에서 직접 적었습니다. 국내 경기 침체와 전방산업 수요 감소로 매출이 줄었습니다. 구리 등 원자재 가격이 올라 매출원가가 늘었습니다. 여기에 로봇·모빌리티 연구개발 투자 확대가 인건비와 연구개발비를 끌어올렸습니다. 실제 연결 손익계산서에서도 2025년 매출원가는 705억원으로 전년 688억원보다 늘었고, 판매비와관리비는 120억원으로 전년 74억원보다 커졌습니다. 매출은 줄었는데 원가와 미래사업 비용은 동시에 오른 구조입니다.
최근 분기도 흑자로 돌아서지 못했습니다. 가장 최근 제시된 분기 매출은 208억원, 영업손실은 15억원, 순손실은 9억원입니다. 직전 분기의 매출 186억원과 영업손실 34억원보다 나아졌지만, 매출이 늘었다는 이유만으로 체질 개선을 선언할 단계는 지났습니다. 2024년부터 이어진 영업적자가 끝나야 로봇 투자가 비용이 아니라 성과였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재무의 방어선은 있습니다. 부채비율은 2023년 133.58%에서 2024년 75.78%, 2025년 55.73%로 낮아졌고 최근 분기는 50.82%입니다. 빚이 폭증해 적자를 메우는 모습은 아닙니다. 그러나 낮아진 부채비율은 수익성을 대신하지 못합니다. 회사가 안전하게 오래 버틸 수 있는가와 주주에게 이익을 남기는가는 서로 다른 질문입니다. 여기서 장부의 또 다른 흠이 나옵니다.
하이젠알앤엠 최대주주보다 먼저 볼 회계 통제
2025년 재무제표 자체는 감사인에게 적정 의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내부회계관리제도는 법인세 회계처리 관련 결산통제 미비로 부적정 의견을 받았습니다. 자기주식처분이익의 법인세 효과 118억3,800만원을 자본에서 처리해야 했는데 법인세비용으로 처리한 것이 문제였습니다. 회사는 재무제표를 고쳤고, 연결 당기순손실은 수정 전 189억3,900만원에서 수정 후 71억100만원으로 줄었습니다.
숫자가 커 보이는 이유는 영업 손익이 아니라 자기주식 처분과 연결된 세금 효과였기 때문입니다. 수정 뒤 순손실 71억원은 위 표와 이어집니다. 회계 수정이 공장 매출이나 영업손실 89억원을 바꾼 것은 아닙니다. 현재 거래소 위험 표시는 없지만, 한 번의 분개 오류가 순손실을 118억3,800만원이나 흔들었다는 사실은 내부 통제 품질을 평가할 때 빼면 안 됩니다.
흥미로운 대비도 있습니다. 주주 구성은 다노코프 25.9%, 일신방직 24.28%, 다노인터내셔널 11.43%, 김재학 외 특수관계자 12.92%로 공시돼 있습니다. 최대주주가 짧은 주기로 교체되는 테마주형 구조는 아닙니다. 회사는 2023년 자기주식 소각과 액면분할도 했습니다. 지배구조에는 버는 힘이 있지만, 회계 통제와 영업적자에는 새는 구멍이 같이 있습니다. 이제 둘 중 어느 쪽이 더 무거운지 평가할 수 있습니다.
공장은 진짜인데 이익은 왜 못 냈나
판정: 돈 쓰는 회사에 가깝습니다. 본문에서 확인된 것 기준: 최근 연도 영업이익 -89억원 · 부채비율 2023년 133.58%에서 2025년 55.73%. 회사가 껍데기라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60년 계보의 모터 기술, 창원과 청도의 생산기지, 산업용 모터 3위, 실제 판매 제품이 있습니다. 최대주주가 계속 바뀌거나 사명만 갈아 끼우며 신사업을 발표한 회사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현재 시가총액 5,924억원을 받는 주식의 본체는 실적보다 휴머노이드 기대에 가깝습니다.

근거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본업의 현금창출력을 대신 보여 주는 영업이익이 43억원에서 -4억원, -89억원으로 무너졌습니다. 둘째, 매출 735억원인 회사의 시가총액이 5,924억원입니다. 시가총액이 연매출의 8배를 넘는데 영업이익은 적자입니다. 셋째, 정부의 1,080대 구매 계획은 산업 전체의 기회일 뿐 하이젠알앤엠 몫으로 확정된 수주가 아닙니다. 주가는 이미 큰 미래를 반영했지만 장부에는 그 미래가 아직 작은 상태입니다.
버는 힘 쪽 근거도 분명합니다. 부채비율이 55.73%까지 내려왔고 최근 분기는 50.82%입니다. 산업용 모터 고객 기반과 인증 제품이 있으며, 로봇에 꼭 필요한 모터·드라이브·감속기 설계를 한 회사 안에서 묶을 수 있습니다. 2023년에는 자기주식도 소각했습니다. 이 세 가지는 적자 신사업 발표만 반복하는 전형적인 테마주와 하이젠알앤엠을 갈라놓습니다.
그래서 평가의 핵심은 ‘회사냐 아니냐’가 아니라 ‘가격을 받을 이익이 있느냐’입니다. 현재 숫자가 내놓은 답은 명확한 적자입니다. 로봇 액추에이터 매출이 늘고 원가율이 내려가 영업흑자로 돌아서면 평가는 바뀔 수 있습니다. 그 전까지는 진짜 기술을 가진 적자 모터사이지, 이익으로 증명된 휴머노이드 사업은 아닙니다. 남은 질문은 언제 무엇으로 증명하느냐입니다.
하이젠알앤엠 전망, 정책 기대가 실적으로 바뀌려면
이번 움직임의 성격은 정책 선반영입니다. 정부가 첫 구매자가 되고 국산 부품 비중을 높이겠다는 방향은 액추에이터 업체에 유리합니다. 하지만 정책 발표에서 회사 매출까지 오는 길에는 공급기업 선정, 제품 검증, 양산 승인, 납품이 남아 있습니다. 주가는 이 네 단계를 한꺼번에 당겨 반영했고, 회사 실적은 아직 첫 단계의 기대를 따라가는 중입니다.
첫 번째 답은 분기 실적에서 나옵니다. 최근 분기 영업손실이 34억원에서 15억원으로 줄었으니 다음 기준은 단순 매출 증가가 아닙니다. 영업손실이 계속 줄어드는지, 2024년부터 이어진 적자 고리가 끊기는지가 핵심입니다. 원재료 부담이 낮아지고 연구개발비가 양산 매출로 넘어가면 매출총이익과 영업이익률이 함께 개선돼야 합니다.
두 번째 답은 로봇 사업의 ‘고객과 물량’입니다. 회사는 로봇 제작사에 맞춤형 액추에이터를 제공하고 휴머노이드 하드웨어 솔루션 기업으로 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제 필요한 공시는 전시회 공개나 업무협약이 아니라 양산 공급계약과 매출입니다. 정부 구매 사업의 공급망에 들어가거나 민간 로봇사의 반복 발주가 나오면 정책 기대가 기업 숫자로 바뀝니다.
세 번째 답은 내부회계 개선 결과입니다. 현재 거래소 위험 표시는 없더라도 2025년 결산통제 미비는 다음 감사에서 개선 여부가 확인돼야 끝납니다. 영업흑자, 액추에이터 양산 매출, 내부회계 적정이라는 세 조각이 맞아야 주가의 휴머노이드 그림과 회사 장부가 같은 방향을 봅니다. 다음 뉴스보다 다음 숫자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하이젠알앤엠을 두고 자주 묻는 세 가지
Q1. 하이젠알앤엠은 휴머노이드 완성품 회사인가요?
아닙니다. 완성 로봇이 아니라 움직임을 만드는 모터·드라이브·감속기·액추에이터가 중심입니다. 현재 매출의 뿌리는 산업용 모터이고, 휴머노이드 올인원 액추에이터는 앞으로 키우려는 축입니다.
Q2. 정부가 사는 휴머노이드에 하이젠 부품이 들어가나요?
정부 발표는 특정 부품사를 지정하지 않았습니다. 하이젠알앤엠 수주로 잡을 근거도 없습니다. 회사의 사업영역이 국산 핵심부품 확대 정책과 맞는 것은 사실이지만, 공급 여부는 계약 공시와 실제 매출로 판별합니다.
Q3. 재무에서 가장 먼저 볼 숫자는 무엇인가요?
영업이익률입니다. 2025년 -12.11%, 최근 분기 -7.04%입니다. 적자 폭이 줄어드는 방향은 보였지만 아직 마이너스입니다. 로봇 매출이 붙어 영업이익률이 0%를 넘는 순간이 사업 전환의 첫 증거입니다. 결국 이 종목의 다음 답은 로봇 사진이 아니라 흑자 숫자입니다.
자료: 기획예산처 휴머노이드 생태계 육성안 · 하이젠알앤엠 회사소개 · 하이젠알앤엠 로봇 액추에이터 · 하이젠알앤엠 2025 회계처리 관련 주주 공지 · 2025 사업보고서 및 제공 재무
이 글은 매수 권유가 아닙니다. 정부 구매 사업의 하이젠알앤엠 공급사 선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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