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형 금융기관 JP모건이 수억 달러 규모의 암호화폐 폰지 사기를 방치했다는 의혹으로 집단소송에 휘말렸다. 이번 소송의 원고들은 JP모건이 의심 거래를 감지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계좌를 유지해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송에 참여한 로비 앨런 스틸(Robby Alan Steele)은 플로리다에 본사를 둔 암호화폐 투자회사인 '골리앗 벤처스(Goliath Ventures)'에 투자한 뒤 약 65만 달러, 한화 약 9억6,800만 원의 손해를 보았다고 전했다. 이는 그의 은퇴 자금을 포함한 금액으로 알려져 있다.

원고들은 골리앗 벤처스가 실질적인 투자 없이 신규 투자자의 자금을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 형태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폰지 사기를 운영해 왔고, 이에 따라 약 2,000명 이상의 투자자가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 검찰의 추정에 따르면 이 회사는 허위 투자 명목으로 총 3억2,800만 달러, 즉 한화 약 4,886억 원을 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집단소송 초안은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제출되었으며, JP모건이 골리앗 벤처스의 은행 인프라 역할을 수행하며 자금 유입을 용이하게 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JP모건은 2023년 1월부터 2025년 중반까지 골리앗의 유일한 주요 은행 계좌를 제공했으며, 이 시기에 약 2억5,000만 달러가 해당 계좌를 통해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약 1억2,300만 달러는 골리앗이 보유한 코인베이스(Coinbase) 지갑으로 송금되었다.

원고 측 변호인들은 이러한 거래 규모가 연방 ‘고객확인제도(KYC·Know Your Customer)’에 따라 JP모건의 조사 대상이 되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소장에는 “JP모건은 고객확인 의무를 통해 골리앗이 무허가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운영하는 암호화폐 펀드임을 알고 있었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한편, 골리앗 벤처스의 CEO인 크리스토퍼 델가도(Christopher Delgado)는 연방 사기 및 자금 세탁 관련 혐의로 체포되었다. 팬 조치를 통해 법원은 그에게 최대 30년의 연방 교도소형을 선고할 수 있는 상황이다. 추가로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도 별도의 형사 고발장에 언급되었다. 검찰에 따르면 델가도는 BOA 비즈니스 계좌의 공동 서명자로 등록되어 있었고, 일부 투자자들은 해당 계좌로 직접 송금하도록 안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민사소송은 쇼 로웬즈(Shaw Lewenz), 손 로 그룹(Sonn Law Group), 그리고 슈워츠바움(Schwartzbaum)의 변호사들이 공동으로 제기했으며, 대표 변호사 조던 쇼(Jordan Shaw)는 추가적으로 관련 인물과 피해자를 확인 중이며 추가 소송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암호화폐 투자 사기 사건은 전통 금융기관이 암호화폐 투자 사기의 중개 인프라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을 다시 일으키고 있다. 이번 사건은 은행의 자금세탁 방지 의무와 암호화폐와의 경계가 미래의 법적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