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예측 시장의 월간 거래량이 사상 처음으로 200억 달러를 넘어섰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블록체인 분석 기업 TRM랩스(TRM Labs)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초 12억 달러에 불과했던 월 거래량이 2026년 1월 기준, 200억 달러를 기록하며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 보고서는 매월 약 84만 개의 고유 지갑이 이 시장에서 활발하게 거래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번 예측 시장의 성장을 견인한 주된 요인은 암호화폐 가격 베팅이 아니라 지정학적 갈등과 거시경제 지표, 그리고 미국 정치 이슈들이다. 이들 요소가 거래의 대다수를 차지하며, 기존에 이 플랫폼에서 주도하던 암호화폐 중심의 베팅을 대체한 것이다. 예를 들어, 폴리마켓(Polymarket)에서는 관세 관련 마켓과 우크라이나 휴전 시나리오, 그리고 중국과 대만 간의 긴장 상황에 대한 베팅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미국의 이란 군사 공격 관련 컨트랙트은 플랫폼 역사상 지정학 마켓에서 가장 높은 7,300만 달러의 거래량을 기록했다.
TRM랩스는 폴리마켓의 거래 구조를 분석하면서 다양한 주제에 걸쳐 거래가 분산되는 경향을 지적했다. 거래자들은 단일 이슈에 집중하기보다는 지도자 교체 가능성, 분쟁 시나리오, 정책 이벤트 등 복합적인 질문에 걸쳐 베팅하고 있다. 반면, 암호화폐 가격 관련 마켓은 경험 수준에 관계없이 항상 낮은 비중을 유지하고 있으며, 스포츠 및 엔터테인먼트 베팅은 중급 이상의 트레이더와 고급 마켓메이커들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폴리마켓은 2월 28일 하루 거래량이 4억2,500만 달러에 달해 2024년 미국 대선 당시의 최고치를 경신하는 신기록을 달성했다. 또한, 이용자 기반도 눈에 띄게 확대되고 있다. 2026년 2월까지의 6개월 사이에 월간 고유 지갑 수가 거의 3배로 증가하며 84만 개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존 이용자들이 단순히 베팅 규모를 늘린 것이 아니라, 신규 참여자가 대거 유입된 결과로 해석된다.
하지만 시장 급성장에 따른 조작 의혹도 나타나고 있다. TRM랩스는 주요 뉴스가 발생하기 전 포지션을 취한 지갑이나 단 한번의 대규모 베팅 뒤 바로 이탈하는 계정 등의 행위를 포착했다. 특히, 이란 관련 마켓에서는 4개의 지갑이 약 4만 달러를 투자해 87만2,000달러를 회수한 사례가 가장 눈에 띈다. 이들은 좁은 시간대에 동일한 경로로 자금을 조달했으며, 수익을 회수한 직후 잔액을 정리하고 시장에서 사라졌다. TRM랩스는 이러한 행위가 내부자 거래를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깊이 있는 조사를 필요로 하는 이상 징후임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제도적 환경 변화도 예측 시장의 성장을 가속하고 있다. 2026년 1월, 신임 CFTC 의장이 예측 시장 규제 강화 제안을 철회하고 폴리마켓에 '노 액션 레터(No-Action Letter)'를 발급함으로써 미국 내에서 법적 불확실성이 크게 감소했다. 또한, 뉴욕증권거래소(NYSE) 모회사인 ICE는 폴리마켓에 최대 20억 달러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미 그 중 6억 달러를 집행한 상태이다. 경기 전망을 전문으로 하는 아일러스&크레이칙(Eilers & Krejcik)은 향후 10년 이내에 예측 시장의 연간 거래량이 1조 달러에 이를 수 있으며, 스포츠 마켓이 전체 거래량에서 44%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렇듯 예측 시장은 더 이상 단순한 베팅 플랫폼의 범주를 넘어, 실시간으로 지정학적 및 정치적 리스크를 평가하는 지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관 투자자 및 정책 입안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예측 시장의 월 거래량, 200억 달러 돌파… 지정학적 리스크가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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