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브(AAVE)가 약 500억 달러에 달하는 총 예치 자산(TVL)을 보유한 상황에서, 핵심 리스크 관리 주체인 카오스 랩스(Chaos Labs)의 이탈로 심각한 ‘리스크 공백’에 직면하고 있다. 이는 프로토콜의 안전 장치가 사라진 가운데 대규모 시스템 업그레이드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상황이다.
카오스 랩스는 2022년 11월 이후 에이브의 대출 가격 모델 설계와 청산 임계치, 담보 비율, 이자율 곡선 등을 관리하는 사실상의 ‘리스크 엔진’ 역할을 맡아왔다. 50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이 연계된 시스템에서 리스크 관리 기능이 공백 상태인 것은 구조적으로 심각한 위험으로 간주된다.
이번 이탈은 단순한 계약 종료가 아니다. 카오스 랩스는 수익성 악화와 인력 유출, 에이브 랩스와의 리스크 관리 철학 간의 충돌을 이유로 철수를 결단했다. 특히, 에이브 V4 전환 과정에서 요구되는 업무 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보상이 미비하다는 문제가 주요 갈등 요소가 되었다. 에이브 측은 연간 500만 달러의 예산을 제안했지만, 이는 2025년 예상 매출 1억4200만 달러의 약 3.5%에 불과해 전통 금융에서 요구되는 리스크 및 컴플라이언스 비용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가장 큰 문제는 타이밍이다. 카오스 랩스의 이탈은 V4 출시 직후 발생했으며, V4는 새로운 유동성 시스템을 도입하고 기존 V3와 병행 운영해야 한다. 카오스 랩스의 창립자 오머 골드버그는 과거 유사 전환 사례를 언급하면서, 시스템 마이그레이션은 수개월이 아닌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로 인해 두 시스템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복잡한 시점에 핵심 기술 인력이 이탈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BGD 랩스와 에이브 찬 이니셔티브 등 다른 핵심 인력도 연이어 이탈하면서 V3 개발에 기여한 인력이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DAO 내부의 ‘기관 기억’이 약화되고 있는 것도 리스크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디파이(DeFi)의 구조적 한계도 드러났다. 리스크 관리자가 실제로 어떤 법적 책임을 지는지 불명확함이 문제가 되고 있다. 2026년 3월에 발생한 오라클 오류 사건에서는 잘못된 가격 데이터로 인해 약 2690만 달러 규모의 청산이 발생했으나, 책임 소재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문제가 제기되었다. 이처럼 대규모 자산을 다루면서도 ‘책임 없는 구조’가 지속된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심각한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주목할 점은 DAO 거버넌스 투표의 결과이며, 임시 리스크 관리자를 얼마나 빠르게 선임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V4에서 첫 청산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이 공백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프로토콜의 안정성에 대한 신뢰가 크게 흔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에이브 CEO 스타니 쿨레초프는 V4 전환이 반드시 진행되어야 할 일정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시장은 ‘현재 누가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는가’라는 점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사태는 단순히 에이브(AAVE)만의 문제가 아니며, 디파이 전체에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탈중앙화된 구조 속에서 핵심 리스크 통제 기능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 그리고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를 재고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에이브(AAVE), 리스크 관리 공백으로 인한 500억 달러의 위기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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