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이 종료되고 국제유가가 안정된다 하더라도,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쉽게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었다. 이는 기대 인플레이션보다는 미국의 재정적자, 인공지능(AI) 투자 증가, 중립금리의 상승 가능성 등 여러 구조적 변화들이 장기금리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국채 금리의 상승은 기대 인플레이션(BEI)보다 실질금리(real yield)의 상승으로 인해 더욱 두드러졌다. 실질금리는 명목금리에서 기대 인플레이션을 제외한 값을 나타내며, 예를 들어 10년물 미국채 금리가 4.6%이고 시장에서 예상하는 평균 물가상승률이 2.2%라면, 실질금리는 2.4%가 된다. 이를 통해 투자자는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실제 수익률을 평가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전쟁으로 인해 국제유가가 급등하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져 국채금리가 상승하는 패턴이 관찰된다. 반대로 전쟁이 끝나고 유가가 하락하면 금리도 안정세를 찾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올바른 시각은 이번 경우와는 다르다. 현 시점에서 미국의 10년물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지난 2022년 상반기의 시기보다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시장이 유가 상승이나 관세, 임금 인상 등으로 인한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보다는, 미국 경제의 구조적 변화에 집중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바클레이즈의 미국 인플레이션 전략 책임자인 조너선 힐은 "장기채 매비는 단순한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이라는 해석으로 설명될 수 없다"면서 "정부 부채의 증가, 중립금리 상승 가능성, AI 투자의 확대 등이 실질금리를 상승시키고 있는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즉, 시장은 물가 상승과 별개로 미국 경제가 과거보다 높은 금리를 수용해야 할 구조로 변경되었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도 장기금리 상승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감세 정책에 따라 이미 높은 국가부채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으며, 이에 따라 국채 발행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채권 시장에 단기적인 긴장을 초래할 수 있다.

AI 투자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AI는 장기적으로 생산성 향상을 통해 물가를 낮추는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반도체 수요 증가와 대규모 데이터 센터 투자로 인해 경제에 과열을 초래할 위험이 존재한다.

마지막으로, 중립금리 상승 가능성에 대한 언급도 필요하다. 이는 미국 경제가 보다 높은 금리 수준을 수용할 수 있는 구조로 변모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가 5%에 도달한다 하더라도 이는 더 이상 저렴한 수준으로 여겨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인 변화는 향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쉽게 인하하기 어려운 환경을 의미하며, 최근에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안정세를 보이더라도, 실질금리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경우 미국의 국채 금리는 예측했던 만큼 크게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