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중대한 고비를 맞이하고 있다. 양국은 전쟁 중단과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추진하고 있으나, 핵 프로그램 및 동결자산 해제 시점, 그리고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에 대한 이견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의미 있는 합의가 없다면 협상은 필요 없다"며 신중한 접근을 재확인했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は 카타르 도하에서 종전 MOU 초안을 놓고 추가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핵 문제와 제재 완화 조건에 대해서는 여전히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미사일 비축분의 운명,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전쟁 포함 여부,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 등 거의 모든 주요 사안이 불확실한 상태이다.

양국은 30일간 교전을 중단하고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을 정상화하는 내용을 담은 MOU를 체결한 후, 2단계로 핵 프로그램 협상을 이어가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그러나 제재 완화와 동결자산 해제 시점을 놓고 두 나라 간의 견해 차이는 크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 측은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 포기 등의 구체적 약속을 먼저 이행해야 제재 완화와 자산 해제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이란이 경제적 여유를 얻게 된 후 핵 협상을 지연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데서 비롯된다.

반면 이란 측은 동결자산 해제가 MOU 발표와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란의 타스님뉴스는 "동결된 자산이 양해각서 발표 직후에 완전히 접근 가능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미국이 이를 거부할 경우 합의가 무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은 첫 단계에서 약 120억 달러(약 18조 원) 규모의 동결 자산을 우선 해제하고,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 기뢰 제거와 미국의 봉쇄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CNN의 보도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핵 합의 이행이 선행되어야 대이란 제재 완화와 동결 자산 해제가 가능하다고 전해졌다. 이란 측은 이러한 주장을 반박하며 "핵 문제는 MOU 이후 논의할 사안"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져 있으며, 이란의 최고위 협상단이 직접 나서 카타르 도하를 방문해 중재 협상에 참여하고 있다. 이란 국영매체에 따르면,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과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부 장관은 카타르 총리 겸 외무부 장관과 만나 호르무즈 해협 문제와 고농축 우라늄 처리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압돌나세르 헤마티 전 이란 중앙은행 총재가 협상단에 동행한 것은 동결자산 문제가 협상의 핵심 변수로 부각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카타르에는 미국 제재로 동결됐던 이란 자산의 일부가 예치되어 있으며, 최근 미국과 이란 간의 수감자 교환 합의 과정에서 한국은행을 거쳐 카타르 상업은행(QNB)으로 이전된 약 6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이 포함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