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관광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산호초 스쿠버다이빙이 실제로는 산호초 생태계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호주 시드니 대학의 빙 린 박사 연구팀이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의 732명의 다이버를 조사한 결과, 평균적으로 다이버들은 4분마다 산호초에 한 번씩 접촉하고 있으며, 이 중 41%가 산호초에 피해를 주었다고 밝혔다.
연구는 2022년 12월부터 2024년 1월까지 인도네시아 발리와 누사 제도, 필리핀 말라파스쿠아와 팡라오 해역에서 진행됐다. 연구팀은 411명의 다이버를 대상으로 308시간 이상 수중 행동을 촬영하고, 403명을 설문 조사하여 광범위한 데이터를 수집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다이버들은 분당 평균 0.26회, 즉 매 4분마다 1.96초 동안 산호초와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접촉 중 61%는 의도하지 않은 것이었으며, 53.3%의 다이버는 자신이 산호초에 접촉한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다고 보고했다. 특히, 산호초에 피해를 준 접촉 중 대다수인 81.9%가 비의도적이고 인지되지 않은 접촉이었다. 이는 다이버들의 자기 인식과 실제 행동 간의 간극이 큼을 나타내는 지표로, 응답자의 75%가 자신이 다른 다이버보다 산호초 접촉을 더 잘 피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제 관찰에서는 그 빈도를 자신이 인식한 것보다 약 5배 더 높았다.
또한, 연구에서는 수중 카메라, 장갑과 같은 장비 사용이나 동료 다이버의 행동이 산호초 훼손을 유발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야생 해양 동물이 나타났을 때의 다이버 행동이 산호초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야생 동물이 등장할 경우 고의적 접촉이 220%, 비의도적 접촉은 85%, 심각한 피해를 주는 접촉은 106% 증가하는 경향이 발견됐다.
산호초는 해양 생물의 약 25%가 서식하는 필수적인 생태계이지만, 기후 변화와 해양 오염, 남획 등의 위협으로 인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에서의 산호초 관광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수익과 해양 보호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는 하지만, 동시에 산호초를 훼손하는 역설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력 조절 훈련의 강화를 요청하며, 환경 보호 교육의 확대와 산호초와의 일정 거리 유지 의무화, 다이빙 그룹 규모 제한, 친환경 인증 기준 강화 등의 대안을 제시했다. 연구를 이끈 린 박사는 "다이버들은 자신들도 문제의 일부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면서 "관광이 산호초 보전의 적이 아닌 지속 가능한 공존의 모델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분마다 산호초 접촉"…친환경 다이빙이 오히려 생태계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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