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 세계 최대 역외 자산 관리 허브로 부상하며 스위스를 처음으로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최근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홍콩은 2조 9500억 달러(약 4425조 원)의 역외 자산을 유치하여, 스위스의 2조 9400억 달러(약 4410조 원)와 비교해 근소한 차이로 상위를 차지했다. 이는 홍콩의 역외 자산 규모가 1년 동안 10.7% 증가한 반면, 스위스는 7.6% 증가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홍콩의 성공적인 자산 유치 배경에는 주식 시장의 회복과 본토 중국 기업의 활발한 자금 조달이 있어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홍콩에 유입된 역외 자산의 약 60%는 중국 본토에서 오고 있으며, 전기차와 첨단 산업에서의 중국의 경쟁력 유지도 크게 기여했다. BCG는 아시아 지역의 부의 축적 속도가 빨라지고 있으며, 오는 2030년에는 홍콩과 스위스 간의 격차가 6000억 달러(약 900조 원)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역외 자산 관리 허브의 순위에서 3위부터 5위는 각각 싱가포르, 미국, 영국(왕실령 채널 제도와 맨섬 포함)이 차지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홍콩과 함께 아시아의 자본 유입의 주요 축으로 여겨졌으나 대형 자금세탁 스캔들로 인해 최근 규제 강화를 맞이하며 성장세가 둔화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글로벌 자산 흐름의 패러다임 전환과도 관련이 있다. BCG에 따르면 지난 해 세계 민간 자산 총액은 333조 달러(약 46경 9500조 원)로, 2021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이는 관세 충격과 거시경제 안정성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부유층 자산이 지속적으로 확장하는 결과를 보여준다.

베이스라인 웰스 매니지먼트의 마이클 펠먼 로우랜드는 "이번 변화는 이전에 본 적이 없는 전례 없는 현상"이라며, 팬데믹 이후 부유층이 자산 관할권을 다변화하는 경향이 더욱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정학적 긴장과 정치적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자산 분산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글로벌 주요 자산 관리 센터들의 영향력을 더욱 커지게 했다.

BCG의 마이클 칼리치 매니징 디렉터는 "고객과의 근접성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글로벌 자산 허브가 아시아(홍콩, 싱가포르)와 서구(스위스, 영국, 미국)로 재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스위스계 대형 은행들이 아시아 시장으로 빠르게 진출하고 있으며, UBS는 싱가포르와 홍콩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변화는 앞으로도 글로벌 자산 관리 시장의 구조를 지속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되며, 투자자와 자산 관리자들은 이 변화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