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탈리아 트렌토 대학교의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족이나 연인 등 함께 거주하는 사람들이 구강과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서로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에 따르면, 가족끼리 약 26%의 구강 미생물을 공유하며, 특히 연인 간에는 이 비율이 44%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함께 사는 사람들끼리 미생물 교환이 활발히 이루어진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 연구를 주도한 비토르 하이드리히 연구원은 "인체의 미생물 생태계는 개인의 것이 아니라, 공동체 내에서 상호작용하며 형성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통적으로 가족 간에 장내 미생물이 비슷한 이유는 같은 음식을 먹는 것 때문이라는 통념이 있었지만, 연구팀은 정작 중요한 요소는 사람 간의 밀접한 신체 접촉이자 미생물의 공유라고 분석했다.

최근 연구진이 입과 장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무의식중에 침을 삼키는 과정에서 구강 내 미생물이 장으로 전달될 수 있는 경로가 확인됐다. 이러한 미생물 이동 경로를 이해하는 것은 각종 질병의 원인과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어떤 특정 미생물이 사람 간에 잘 전파되는지를 주목하고 있으며, 이는 건강한 사람의 장내 미생물을 환자에게 이식하는 '대변 미생물 이식 치료법'의 발전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같은 마을이나 공동체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서로 다른 집단보다 더 많은 미생물을 공유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하이드리히 연구원은 "인간은 우연히 무리 지어 살게 되면서 미생물을 교환하는 것 역시 자연스럽고, 이는 불안해할 문제가 아니라 누구나 겪는 정상적인 과정임"을 강조했다.

이와 같은 연구는 사람의 건강과 질병 예방, 치료 접근법에 있어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수 있으며, 미생물 생태계의 중요성을 재조명한다. 현대 사회에서의 식단 변화와 생활 방식의 다양화가 미생물의 전파 및 공유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후속 연구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