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나고야지방법원은 독신이라고 자처하던 30대 기혼 남성이 1년 넘게 한 여성을 속인 사건에서, 남성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며 121만 엔(약 1,100만 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번 사건은 최근 일본에서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기혼 사실을 숨기고 교제하는 이른바 '위장 독신' 피해 사례 중 하나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 사건의 피해자인 35세 여성은 2023년 4월, 결혼 상대를 찾기 위해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남성을 알게 되었고, 남성은 자신의 상태를 "전처와 이혼하여 현재 독신"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같은 해 5월부터 교제를 시작했고, 2024년 8월까지 약 1년 3개월간 지속된 관계를 이어갔다. 이 기간 동안 두 사람은 혼인신고서와 커플링을 구매하며 결혼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도 가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교제 중 남성이 실제로는 이혼하지 않은 상태였고 아내와 자녀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여성은 자신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6월에 남성을 상대로 330만 엔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남성은 재판 과정에서 독신이라고 속인 사실은 인정했으나, 결혼을 전제로 한 교제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남성이 여성과의 관계에서 결혼 의사를 표명하며 성관계를 본 점이 주요 판단 기준이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신뢰를 저버린 행위로 인해 피해자의 마음에 커다란 상처와 고통을 입혔다"고 판시하며 피해 여성에게 배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피해자는 판결 이후 "일단 불법행위로 인정된 것에 대해서는 기쁘지만, 내 인생을 망가뜨린 것에 대한 배상액이 121만 엔이라는 것은 지나치게 적은 금액으로 여겨진다"고 토로했다.
일본 사회에서는 데이팅 앱과 SNS가 확산됨에 따라 자신의 신원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관계를 맺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위장 독신'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최근 도쿄의 한 30대 여성은 결혼을 약속한 남성과의 불임 치료까지 진행한 후, 임신 17주에 그 상대가 이미 기혼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충격을 받았다. 이러한 사례들이 속출하면서 피해자들은 법적 대응을 요구하고 있으며, 관련 단체에서는 민사적 배상액이 피해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다는 지적과 함께 형사처벌 규정의 신설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일본의 형법에서는 피해자가 금전적 피해를 입지 않은 경우, 사기죄를 적용하기 어렵고, 독신이라고 속여 성관계를 맺은 행위에 대한 처벌도 까다로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피해자 단체는 제도 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中이며, 지난해 시작된 온라인 서명 운동에는 약 1만6,000명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독신이라고 주장한 남성, 사실은 유부남…日 법원 배상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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