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엔화 약세가 한국 원화를 포함한 다른 아시아 통화들의 동반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안정적인 엔화는 미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 매우 중요하다"며, 엔화가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일 경우 다른 통화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선트 장관의 발언은 미국과 일본이 최근 엔화 방어를 위한 공동 외환 시장 개입을 단행한 맥락에서 이루어졌다. 두 나라는 엔화를 지키기 위해 약 30년 만에 함께 나선 것으로, 이는 엔화 급락이 역내 경쟁적 평가절하를 유발하고 금융시장에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

그는 또 한국 원화의 최근 과도한 변동성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중국 위안화의 저평가 문제도 지적했다. 이러한 발언은 엔화가 크게 저평가될 경우 다양한 경제 문제와 함께 경쟁적 평가절하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위험을 포괄적인 통화 시장 불안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한국 원화와 인도 루피와 같은 다른 아시아 통화가 엔화의 지속적 약세로 인해 함께 하락할 위험성을 지적하며, 주변 국가들이 일본 기업들과의 수출 경쟁 유지를 위해 자국 통화의 가치를 의도적으로 떨어트릴 수도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최근 원화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으며, 엔화와 유사한 방향성을 보이고 있다. 2023년 말 기준, 원화 가치는 달러 대비 1288.0원이었지만 2024년에는 1472.5원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변화는 원화의 절하폭이 12.5%에 달해, 엔화보다 더 큰 하락폭을 나타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국과 미국 정부는 원화의 급격한 변동성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으며, 지난 4월 회담에서 외환시장 관련 협의를 지속하기로 합의하였다. 베선트 장관의 발언은 미국이 엔화 하락의 여파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示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발언을 통해 미국 정부가 한국 원화 절상을 직접 요구한다는 해석은 어렵다는 점도 설명되었다.

또한, 일본이 엔화를 방어하기 위한 노력에는 미국 국채 시장의 안정을 고려한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이 보유 중인 미 국채를 대규모로 매각하게 되면 미국의 장기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파이낸셜 타임스는 일본이 미 국채를 시장에서 팔지 않고도 달러를 조달하기 위한 방법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FIMA 레포' 제도를 활용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처럼 아시아 통화의 안정성은 미국과 일본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복잡한 주제인 만큼, 각국의 대응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최근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베선트 장관의 발언 직후 원·달러 환율이 4.5원 하락하며 1428원이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