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이 휴대폰 절도 사건의 중심지로 떠오르며, 지난해에만 약 8만 대의 휴대폰이 도난 신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 대비 25% 이상 증가한 수치로, 런던의 전체 범죄율은 감소하고 있지만 휴대전화 절도는 심각하게 증가하여 런던에서 발생하는 절도 사건의 약 70%를 차지하게 되었다.

전문가들은 경찰 예산의 삭감과 인력 부족, 그리고 경범죄에 대한 단속 약화가 이같은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와 함께 2018년부터 급증한 전기 자전거가 범인들에게 빠른 도주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절도 사건의 빈도가 더욱 높아졌다. 특정 범인들은 복면을 착용하고 보행자의 손에 있는 휴대폰을 찢어내고 전기자전거를 타고 도주하는 방식으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이제 휴대폰 절도는 단순한 소매치기로 치부할 수 없는, 국제 밀수망으로까지 발전했다. 지난해 12월 한 피해자가 '내 아이폰 찾기' 기능을 통해 자신의 기기가 히드로 공항 인근의 창고로 추적하는 과정에서, 1,000대의 도난 휴대폰이 홍콩행 화물 상자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경찰은 추가 수사를 진행하며, 수많은 도난 휴대폰이 중국으로 밀수되는 정황을 확인하였다.

수사를 통해 밝혀진 바에 따르면 범죄 조직은 세 가지 단계로 구분된다. 첫 번째 단계에서 전기자전거를 이용해 실제 절도를 실행하는 자들이 있으며, 두 번째 중간상은 도난된 휴대폰을 매입하여 중고 매장에서 유통시키는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단계에서는 해당 제품을 국제적으로 밀반출하는 조직이 존재한다. 최근 런던경찰청은 중고 휴대폰 매장을 급습하여 약 2,000대의 도난 휴대폰과 20만 파운드(약 3억 4,000만 원)의 현금을 압수하였다.

영국 런던으로 유입된 도난 휴대폰의 주요 목적지는 대부분 중국과 알제리로 확인되었다. 특히 최신 아이폰은 중국에서 최대 5,000달러(약 700만원)에 거래되며, 범죄 조직들은 각각의 휴대폰에서 최대 300파운드(약 40만원)의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 조스 라이트 옥스퍼드대 교수는 "중국의 주요 통신사들이 국제 블랙리스트 시스템에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영국에서 도난으로 차단된 휴대폰이 중국에서는 정상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국제 밀수의 핵심 요인"이라고 언급했다.

영국의 전체 절도율이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휴대폰 절도 사건은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지난해 발생한 도난 사건 중 10만 6,000건이 신고됐으나, 기소된 건수는 겨우 495건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2010년대 보수당 정부의 긴축 정책으로 경찰 인력과 예산이 축소되며 경범죄에 대한 단속이 사실상 중단되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전기 자전거의 확산은 범죄자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여 경찰의 추적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런던경찰청은 최근 단속을 강화하여 도난 휴대폰 약 4,000여 대를 회수하고, 밀수 조직망 해체에 나서고 있다. 경찰은 "휴대폰은 이제 현금과 동일시 여길 수 있는 범죄 대상"이라며 시민들에게 길거리에서 휴대폰을 과도하게 사용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케임브리지대 로렌스 셔먼 교수는 "휴대폰이 1,000파운드 짜리 지갑이라면, 그것을 손에 들고 걷는 것은 범죄자에게 자신을 노출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경고하여 주의를 촉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