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양국의 고위 관계자들은 말레이시아에서의 회담을 통해 미국이 100% 추가 관세를 유예하고, 중국 또한 희토류 수출 통제를 일정 기간 유예하는 합의를 이끌어냈다. 미국과의 대규모 투자 협상 중인 우리에게 있어 갈등보다는 협상이 파국으로 치닫지 않게 되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약 9개월이 지났고, 그의 정책 변화는 예상보다 급진적이었다. 기존의 국제 질서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에 세계는 적잖이 흔들리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강경한 협상 방식은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충돌을 완화시키고,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전략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평화를 보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폭적인 관세 인상을 통해 미국의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고, 제조업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하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그는 6월 한 달간 280억 달러 이상의 관세를 징수하였고, 정부 관계자들은 최대 9000억 달러에 가까운 추가 세수를 전망하고 있다. 이런 관세 인상으로 인한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투자 또한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이다.

관세를 회피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 약속도 이어지고 있다. 대만의 TSMC는 애리조나주에 1000억 달러의 투자를 약속했으며, 현대차 등 많은 기업들이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벽을 세우면 기업과 일자리가 미국으로 돌아온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미국은 자유로운 인력, 물품, 자본 거래를 통해 세계의 장벽을 낮추기를 원해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이러한 글로벌화 과정에서 착취당하고 있다는 인식을 강하게 가지고 있다. 불법 이민자들이 국내 일자리를 뺏고, 관세 없이 유입된 수입품이 미국 제조업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일관된 주장이다.

그가 구축한 `벽`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시작되었다. 국경 장벽은 사람들의 이동을 제한하고, 관세 장벽은 물품의 이동을 가로막고 있다. 더 나아가 자본의 흐름 또한 통제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해외 투자자들의 투자 수익 송금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이나, 중앙은행이 보유한 미국 국채의 이자를 조정하려는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 기업에도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강력한 소비 시장을 자랑하는 미국 시장은 높은 수익성을 보장하며, 미국 내 저렴한 에너지와 토지 가격은 더욱 매력적이다. 최근 3년간 산업용 전기요금이 70% 인상된 것은 한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심각히 저해하고 있으며, 한국의 중대형 기업들이 미국으로 이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3년 3개월 남아있지만, 그에 의해 창출되는 변화는 단순한 개인의 의지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 내 생각과 움직임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향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혼란스러운 시대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첫 번째 전략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