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30일(현지시간) 예금금리를 2.00%, 기준금리를 2.15%, 한계대출금리를 2.40%로 설정하여 모든 정책금리를 동결했다. 이는 ECB가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내린 결정으로, 시장 전문가들이 예측한 결과와 일치한다.

ECB는 발표를 통해 "인플레이션은 중기 목표인 2%에 근접하게 유지되고 있으며, 정책위원회의 인플레이션 전망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경제는 어려운 글로벌 환경 속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금리 동결로 유로존의 예금금리와 한국의 기준금리 간 격차는 0.50%포인트 유지되며,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3.75~4.00%로 내림에 따라 유로존과 미국 간 금리 차이는 1.75∼2.00%포인트로 줄어들었다.

ECB는 작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여덟 차례에 걸쳐 정책금리를 2.00%포인트 인하한 후, 최근 세 차례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고 있다. 유로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5월 1.9%로 하락한 후 2.0% 안팎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며, ECB는 올해 물가상승률을 2.1%, 내년은 1.7%로 전망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미·EU 무역협정, 중동의 최근 휴전, 그리고 미·중 무역 협상의 진전을 언급하며 이러한 요소들이 경기 하방 리스크 일부 완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글로벌 무역정책 환경이 여전히 불안정해 인플레이션 전망은 불확실하다"며 "유로화 강세가 인플레이션을 예상보다 낮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3분기 유로존 경제 성장률이 0.2%로 예상치를 상회함에 따라 경기 하방 리스크가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으며, ECB는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데이비드 파월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ECB가 유로존 경제의 회복력에 기반해 금리를 추가로 낮추는 것을 주저하고 있으며, 내년 미국의 관세 인상 효과가 유로존에 미치는 영향이 두드러질 경우 ECB의 현재 스탠스를 유지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 여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일부는 유로화 강세와 무역 불확실성, 프랑스 재정 적자 감축 필요성이 인플레이션 하방 리스크를 더 키울 수 있다고 경고하며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반면, 식품 가격 상승 등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블룸버그통신의 전문가 설문에서 응답자의 17%는 내년 연말까지 최소 한 차례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