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북 경주 힐튼호텔에 머무는 동안, 해당 호텔의 8층에 임시로 백악관 상황실이 설치된 사실이 31일 연합뉴스를 통해 확인되었다. 이는 미국 대통령의 해외 체류 중에도 국가 안보와 관련된 보고 및 회의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29일에는 경주시 보문관광단지에 위치한 힐튼호텔 옥상에 저격수가 배치되는 등 보안이 강화된 상황이었다. 연합뉴스는 호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여, 트럼프 대통령이 머물고 있는 힐튼호텔의 8층이 미국 비밀경호국에 의해 밤늦게까지 완전히 봉쇄된 후, 다음 날 오전에 통제가 해제되었다고 보도했다.

해당 층의 복도 끝에는 두 개의 방 중 하나가 '프레지덴셜 로열 스위트(PRS)'로 지정되어 있으며, 문앞에는 'WHSR(White House Situation Room)'이라는 명패가 부착되어 있었다. 이는 백악관 내 국가안보 통제시설을 의미하는 약칭으로, 미국 대통령이 해외에서 업무를 수행할 때 사용하는 고보안 통신시설(SCIF)이 이곳에 임시로 설치되었음을 나타낸다.

호텔 측의 설명에 따르면, 상황실 철수 이후에는 'WHSR OFFICE'로 적힌 표지만 남아있으며, 내부에는 가구나 집기가 전혀 없는 상태였다. 바닥에는 삼각대나 장비가 놓였던 자국이 여러 군데 남아 있었다. 또한, 호텔 관계자는 백악관 측의 요구가 매우 세세했으며, 사전에 다수의 시설 점검이 진행됐다면서, 짐 운반 작업은 가림막을 설치한 채로 진행되어 외부에서 내용을 알아내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묵었던 장소는 상황실이 차려졌던 PRS 객실의 반대편에 있는 특별실이었다. 이 공간은 일반 고객에게는 판매되지 않는 호텔 관리자 사무실로 사용되어 왔으며, 미국 측이 APEC 개최 전 사전 답사를 통해 이 방을 직접 선택한 것으로 전해진다.

호텔 측에 따르면, 미국 측이 프레지덴셜 스위트보다 사무실 공간을 선호하여, 내부의 집무용 가구를 모두 치워 숙소로 개조했다고 한다. 객실 크기는 PRS의 절반 정도로 작지만, 외부 출입이 통제되어 보안상 장점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두 객실은 원상복구가 완료되었고, 내부에는 어떠한 흔적도 남아있지 않다. 단, 트럼프 대통령이 머물 당시 읽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영자 신문 몇 부만 남아 있었다. 호텔 측은 미국 경호팀이 철수한 이후에도 함구령을 내려 대통령의 숙박 관련 세부 내용이나 요구 사항을 외부에 밝히지 못하도록 지침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현재 힐튼호텔에는 일부 미국 정부 인사가 여전히 체류하고 있으며, 비밀경호국은 철수했지만 한국 경찰의 경비는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