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재개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동북아시아 경제 협력을 회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 일본의 대중 경계심, 그리고 세 나라 간의 복잡한 이해관계로 인해 실질적인 진전이 이루어질지는 미지수다.

4일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왕원타오 상무부장은 1일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의 회담 중 "한중일 FTA 협상이 조속히 재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무역기구(WTO) 및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틀 안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자유무역과 다자주의를 동시에 수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한국은 중국과 함께 한중 FTA 2단계 협상 진전을 촉진하고, 지역 및 다자 협력을 심화하는 데 힘쓰겠다"고 화답했다. 또한 양국은 희토류를 포함한 핵심 자원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협력 채널을 활성화하고, 새만금 및 옌타이 산업협력단지를 중심으로 상호 투자를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올해 3월 서울에서 열린 한중일 경제통상장관회의에서도 중국은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왕원타오 부장은 "한중일 3국이 공동의 시장 개방과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FTA 논의를 재개해야 한다"며 FTA를 의제로 올렸다. 이는 2012년 협상이 시작된 이후 10여 년간 정체된 논의에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현재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한·미·일 동맹의 강화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세 나라 협력을 통해 통상 환경에서의 입지를 회복하고자 하는 전략적 의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중일이 RCEP 회원국으로 이미 통합된 상태에서, 3자간 FTA가 가져올 실질적인 이점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중국이 자국 내 생산을 확대해 과거 한·일이 수출하던 품목을 스스로 조달함에 따라 한·일의 대중 무역이익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알리샤 가르시아-헤레로 나틱시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의 무역 구조에서 한중일 FTA는 한·일 양국에 불리할 수 있으며, 이득보다 손해가 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롄더구이 상하이외국어대학 교수는 "일본이 협력에 대해서 완전히 소극적이지 않을 것"이라며 "3국 간의 협상이 순탄치 않더라도 공동의 경제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단순히 FTA 논의에 그치지 않고, 공급망 협력과 무역 구제 정책 등의 다층적인 경제 채널 복원까지 고려하고 있다. 이번 한중 장관 회담에서는 공급망 '핫라인'을 구축해 무역 제한 조치에 대한 사전 협의를 강화하고, 희토류 등 전략 자원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공동 대응 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왕원타오 장관은 김정관 장관에게 "가까운 시일 내 중국을 방문해 양국의 통상 협력을 논의하자"고 제안했으며, 김 장관은 이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