딕 체니 전 미국 부통령이 3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4세로, 체니 전 부통령은 폐렴과 심혈관 질환 합병증으로 와이오밍 자택에서 가족의 곁에서 마지막을 맞이했다. 그는 공화당 내에서 '네오콘(신보수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졌으며, 조지 W. 부시 정부에서 상당한 권력을 행사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1941년 네브래스카주 링컨에서 태어난 딕 체니는 제럴드 포드 행정부 하에서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뒤, 조지 H.W. 부시 대통령 시절에는 국방장관으로 활동했다. 그는 걸프전을 지휘하며 강경파로서의 명성을 얻었다. 이후 2001년부터 2009년까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부통령으로 재직하며 '그림자 대통령'이라고 불릴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미쳤다.

특히 그는 9·11 테러 이후 시작된 '테러와의 전쟁'의 핵심 설계자로 평가받으며, 2003년 이라크 침공을 주도한 정치·군사 전략가로 알려져 있다. 냉전 이후 미국 외교정책의 방향을 '선제공격'으로 전환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무리한 군사 개입과 고문 논란 등으로 국제사회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체니는 2012년 심장이식 수술을 받았을 만큼 건강이 악화되었지만, 퇴임 이후에도 여전히 공화당의 강경 보수 노선의 상징으로 남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정반대의 입장을 취하며, 그는 트럼프를 "미국 민주주의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2024년 대선에서는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를 지지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딕 체니의 딸인 리즈 체니 전 하원의원 또한 아버지와 함께 '반(反)트럼프 공화당'의 상징으로 평가받았다. 체니 전 부통령은 미국 정치사에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한 '부통령 이상의 부통령'으로 기억될 것이다. 그의 정치적 유산은 강한 리더십과 냉전식 현실주의 외교의 부활로 요약되며, 동시에 미국 보수주의의 복잡한 양면성을 상징하는 인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