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미국에서 매년 2~3척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원잠)을 건조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 보도했다. 이는 국내외 조선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으며, 한화는 이를 위해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한화 필리조선소의 인근 지역에서 사업 확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12월, 한화오션이 인수한 필리조선소는 미국과 한국의 공동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의 핵심 거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국과의 협력을 통해 미국 조선업을 부활시키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표명한 바 있다.

이번 발표는 최근 한국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원잠 건조 승인을 받은 직후 나온 것으로, 건조 장소와 관련해 혼선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루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과의 회담 후, 해당 잠수함이 필리조선소에서 건조될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한국 정부는 국내에서 건조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미) 정상 간 대화에서는 한국에서 건조하는 것으로 논의됐다"고 밝혔다.

국방부 장관인 안규백 역시 최근 국회에서 "필리조선소에는 기술력과 인력, 시설 등이 부족하다"며 원잠은 국내에서 건조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WSJ에 따르면, 한화가 목표로 하는 원잠 2~3척이 한국 해군용인지 미국 해군에 납품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 하지만 한화는 필리조선소의 연간 생산량을 최대 20척으로 늘리고, 신규 인력 수천 명을 채용하며 대형 크레인과 로봇 설비 등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재 필리조선소의 연간 생산량은 상선 한 척 수준밖에 되지 않으며, 이는 한국에서 약 일주일이면 건조 가능한 규모로 분석되고 있다. WSJ는 필리조선소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이는 고난을 겪고 있는 다른 미국 조선소들에 대한 모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정치적 지원과 대규모 인원의 투입, 충분한 자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화는 과거에 원잠을 제조한 경험이 없으며, 미국은 핵 기술을 동맹국에게도 매우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필리조선소에서 원잠을 건조한다는 계획은 사업의 규모와 난이도를 크게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