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칠레 대선에서 칠레공산당 소속의 히아네트 하라 후보가 26.73%의 득표율로 1위를 기록하며 결선에 진출했다. 이어 공화당의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후보가 24.09%로 뒤따랐다. 두 후보는 각각 진영을 대표하는 극단적인 좌파와 우파로, 오는 12월 14일 최종 대선에서 맞붙게 된다. 이번 대선은 역사적인 순간으로, 최초로 좌우 양극단 후보의 대결을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하라 후보는 칠레공산당 출신으로서 중도좌파 여당의 지지를 이끌어내며 주목받고 있다. 그는 가브리엘 보리치 정부에서 노동·사회보장부 장관으로 재직하며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자 권리 강화를 핵심 공약으로 설정하고 있다. 또한, 국영 리튬회사의 영향력 확대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어, 경제와 환경 측면에서의 발전을 병행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반면, 카스트 후보는 두 차례 대선에서 낙선한 경험이 있는 인물로, 신실한 가톨릭 신자이자 피노체트 군사정권에 대한 재평가를 주장하여 논란이 되고 있다. 그의 부친은 독일 나치당원 출신이며 형은 피노체트 정권에서 장관으로 근무한 바 있다. 카스트 후보는 불법 이민자 추방과 교도소 신설, 리튬 산업의 민영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이를 통해 경제적 안정과 사회적 안전을 강화하고자 하는 의지를 표출하고 있다.

양 후보는 이민 문제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불법 이민 통제와 해외 갱단과의 전면전을 주요 이슈로 설정하고 있다. 특히 베네수엘라의 범죄 집단 '트렌 데 아라과(Tren de Aragua)'와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국경 강화 방안을 제시하고 있어, 칠레 내에서 불법 이민 문제는 공공치안과 경제적 위기의 주된 요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는 극우 성향의 후보들도 포함되어 있어, 이로 인해 정치적 긴장감이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요한네스 카이세르 후보는 백신 접종 불신과 기후 변화 부정 등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으며, 그는 '칠레를 다시 위대하게(Make Chile Great Again)'라는 슬로건으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하라 후보가 초반 득표에서 우위를 점했지만 최종 결선에서는 우파의 승리를 점치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카스트와 카이세르 후보는 투표 후 "국민들은 더 이상 현 정권의 연장을 원하지 않는다"며 보수 진영의 연대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좌파 정권인 보리치 정부의 지지율이 낮아지고 있는 점도 하라 후보에게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의 사회 개혁 공약 이행이 코비드19 팬데믹 이후 난항을 겪으면서 정권 지지율은 올해 5월 기준 20% 초반까지 떨어졌다.

한편, 이날 선거에서 칠레 유권자들은 하원의원 155명과 상원 50명 중 23명도 선출했다. 모든 의회 의석에서 보수 정당이 승리할 경우, 피노체트 정권 이후 처음으로 우파가 입법 및 행정부를 동시에 장악하게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