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지방소도시 시장으로 위장해 불법 도박과 인신매매, 자금 세탁 등을 저질러온 중국인 여성 간첩이 최근 필리핀 마닐라 지방법원으로부터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이 여성의 이름은 앨리스 궈(35, 중국명 궈화핑)으로, 그녀는 2022년부터 필리핀 북부 루손섬 타를라크주 밤반시 시장직을 맡고 있었다. 그러나 2023년 5월 중국 정보기관과의 연계 의혹이 제기되면서 직위가 해제되었고, 이후 수사 과정에서 다수의 범죄 사실이 드러났다.

궈는 중국계 범죄 조직과 결탁해 불법 온라인 도박장과 사기 센터를 운영하며, 무려 700명을 감금한 범죄 단지를 총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시설은 사무동, 고급 빌라, 대형 수영장을 갖춘 대규모 복합 단지였지만, 실제로는 불법 도박과 '로맨스 스캠' 등의 각종 범죄가 발생하는 장소로 알려졌다. 궈와 함께 기소된 7명 역시 인신매매 혐의로 같은 형량을 받았다. 법원은 이들에게 피해자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하고, 운영하던 범죄 시설의 부지를 몰수하라는 명령도 내렸다.

사건의 발단은 작년 3월 한 베트남 국적자가 감금 상태에서 탈출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시작됐다. 필리핀 수사 당국은 이후 현장 급습을 통해 불법 감금 상태의 700여 명의 인원을 구조했다. 이들 피해자들은 범죄 가담을 거부할 경우 심한 고문과 가혹 행위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피해자들의 국적은 중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대만, 인도네시아, 르완다 등으로 다양했다.

궈는 필리핀 생모가 필리핀인이고 아버지가 중국인이라는 주장을 해왔지만, 필리핀 상원 의원의 지문 대조 결과 그녀는 2003년 중국 여권으로 입국한 '궈화핑'과 동일 인물로 밝혀졌다. 결국 그녀의 신원이 확인되자 필리핀 정부는 시장직을 박탈하고 필리핀 여권을 말소하였다.

궈는 신분이 탄로난 이후 여러 차례 도피를 시도했으나, 필리핀 당국의 추적 끝에 2023년 9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최종적으로 붙잡혔다. 그녀의 사건은 필리핀과 중국 간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발생했으며, 중국 대사관은 사건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범죄 단지의 운영뿐만 아니라 국가 안보와 대외 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 정부는 앞으로 유사한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더욱 강력한 단속과 법적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이와 함께, 범죄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과 보호 정책도 강화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