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당국이 일본과의 공식 교류 행사를 연이어 취소하면서 최근 중국 본토에서 나타나고 있는 '한일령'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 교도통신은 23일 소식통을 인용해 홍콩 정부가 다음 달 초 예정됐던 미우라 준 일본 총영사와의 회의를 취소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일본 총영사관이 주최하려던 행사에 초청된 홍콩 경찰 고위 간부가 참석을 철회했으며, 홍콩 정부 산하 투자유치 기관인 인베스트HK도 일본과의 기업 교류 촉진 행사를 사실상 취소했다. 이러한 일련의 행동은 홍콩이 본토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상황을 드러낸다는 분석이다.

홍콩의 대응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최근 발언한 '대만 유사시'에 대한 집단 자위권 행사의 가능성과 관련이 있다. 이 발언 이후 중국 측은 일본과의 경제 문화 교류를 중단하고, 일본 여행 자제령과 일본 영화 상영 제한 등 강경한 조치를 연이어 취하고 있다.

홍콩 공영방송 RTHK는 일본 애니메이션 '일하는 세포들' 시즌2의 방영을 중단하는 결정을 내렸으며, 이 애니메이션의 극장판도 최근 본토에서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다. 또한, 홍콩 보안국은 일본에서 중국 국적자에 대한 공격 사건이 늘어나고 있다는 이유로 시민들에게 일본 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중국 외교부 역시 같은 이유로 자국민에게 일본 여행을 자제하라고 권고하고 있으며, 캐세이퍼시픽 등 홍콩의 항공사들은 일본행 비행편 예약 승객에게 여행 계획 변경 옵션을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홍콩 교육국도 일본 정부가 주최하는 지역 청소년 교류 프로그램에 홍콩 참가단을 보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는 2012년 일본의 센카쿠 열도 국유화 이후 중·일 관계가 악화됐던 때와 대조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시에는 홍콩이 '일국양제' 체제 아래에서 일본과의 관계를 단절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나, 지금은 2020년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중국의 통제가 더욱 강화된 상황임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건들이 홍콩의 대외 정책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으며, 홍콩이 한국과의 교류 및 문화적 연계를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