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자국의 리튬과 니켈 선물 시장을 외국인에게 개방하면서 글로벌 원자재 가격 결정 권한을 더욱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최근 텅스텐 및 철강 제품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한 정책과 맞물리며 중국의 글로벌 시장 영향력 및 위안화의 위상을 높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국내 산업계는 점차 심화되는 중국발 공급망 리스크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26일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는 탄산리튬과 니켈을 포함한 14개 선물과 옵션 상품을 해외 투자자에게 개방할 계획을 공표했다. 구체적인 시행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중국 증권 당국은 거래소에 관련 제도 도입을 준비하라고 지시하였다.

전통적으로 원자재의 기준 가격은 런던, 싱가포르, 뉴욕 등 금융 중심지에서 설정되어 왔으나, 세계 최대 원자재 구매국인 중국의 시장 개방은 원자재 가격 결정력 강화를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이는 중국이 위안화를 글로벌 통화로서의 입지를 높이기를 원하며, 이를 통해 국제적 경제 지배력을 확대하려는 전략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니켈 선물은 상하이선물거래소(SHFE)에서, 탄산리튬은 광저우선물거래소(GFE)에서 거래될 예정이다. 이 상품들은 중국 내에서 가장 활발히 거래되는 원자재 계약 중 하나로, 특히 배터리와 에너지 전환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SHFE는 이번 조치가 비철금속의 리스크 관리 기능을 강화하고, 중국의 원자재 가격 결정력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자재 중개업체인 밴즈파이낸셜의 타이거 시 분석가는 "이번 조치는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며, "향후 구리, 알루미늄, 아연 등 다른 비철금속도 외국인 투자자에게 개방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언급했다.

한편, 중국 상무부는 올해 새롭게 은, 텅스텐, 안티모니 등에 대한 수출 통제를 시행하는 한편, 16년 만에 약 300개 품목에 대해 철강재 수출 허가제를 도입하였다. 이러한 조치는 국제 시장에서 중국의 주요 광물이 미국과의 전략적 경쟁에서 압박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면서, 국내 산업계의 공급망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국내 산업계는 리튬 및 니켈 등 핵심 광물에 대해 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이 반도체 및 배터리 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