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활용한 알약 치료인 대변 미생물 이식(FMT)이 암 치료의 효과를 향상시키고, 치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줄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캐나다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슨에 게재한 논문에서 FMT 알약, 일명 '크랩슐(crapsules)'이 면역항암 치료의 효능을 높이고 독성 부작용을 완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런던 헬스사이언스센터 연구소(LHSCRI)와 로슨 연구소의 협력으로 진행되었으며, 건강한 기증자의 대변을 동결 건조하여 캡슐 형태로 만들어졌다.
연구의 첫 단계로, LHSCRI와 로슨 연구소의 연구진은 신장암 치료에 사용되는 면역항암제와 FMT를 병행 투여할 경우의 안전성을 평가했다. 신장암 환자 20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개인 맞춤형 FMT가 면역항암 치료의 심각한 부작용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연구원 사만 말레키는 “면역항암제는 대장염이나 설사와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치료를 중단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독성 부작용을 줄여 환자가 치료를 지속할 수 있다면 이는 획기적인 변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단계의 연구는 몬트리올 대학병원 연구센터(CRCHUM) 연구진에 의해 진행되었으며, 폐암과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FMT가 면역항암 치료 반응을 높일 수 있는지를 평가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FMT를 병행한 폐암 환자의 80%가 면역항암 치료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반면, 면역항암제 단독 치료군의 반응률은 39~45%로 낮았다. 흑색종 환자에서도 FMT 병행 치료군의 반응률은 75%로, 단독 치료군(50~58%)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리엘 엘크리프 CRCHUM 공동책임연구원은 "임상 시험을 통해 FMT가 폐암 및 흑색종 환자의 면역항암 치료 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FMT가 유해한 장내 세균을 제거하는 작용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향후 개인 맞춤형 마이크로바이옴 치료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연구진은 췌장암과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FMT의 효과를 확인하는 추가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며, 연구 책임자인 리카르도 페르난데스 박사는 "이번 연구가 암 환자의 생존 기간을 늘리고 치료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FMT는 새로운 치료법이 아니며, 사람에게는 1958년부터 사용되었고,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2022년에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리균(C. diff) 감염 치료를 위해 FMT를 승인한 바 있다.
대변 알약이 항암 효과 향상에 기여…"폐암 환자 80%가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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