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평균 달러당 원화 가치가 1420원대로 마무리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게 되었다. 이는 가계 및 기업의 해외 투자 증가로 인해 달러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한 결과로 분석된다. 더욱이, 내년에도 원화 가치는 올해보다 낮은 수준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30일 달러당 원화 값은 전 거래일 대비 9.2원 하락한 1439원에 올해 마지막 거래를 마감하였다. 특히, 원화 값은 외환당국과 국민연금 개입 등으로 인해 지난 24일부터 29일까지 3거래일 간 53.8원의 급등세를 보였으나, 연말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올해 달러당 원화 값 연평균은 1422.16원으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의 1394.9원을 넘어선 수치로, 연간 평균의 경우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를 가능케 한 여러 요인은 국민연금, 개인 및 기업의 해외 투자 확대, 한미 간 금리 격차 확대, 글로벌 달러 강세, 자본 유출 압력 등으로 설명된다.
올해 원화 값은 여러 정치적 및 대외적 변수로 인해 큰 변동성을 겪었다. 1월 2일 금융시장이 개장할 당시 원화 값은 1473.0원에서 시작하였고, 이후 비상계엄 및 탄핵 국면에서 급락과 반등을 반복하였다. 새 정부 출범 이후에는 135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지만,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이달에는 1480원 선까지 재차 하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연말에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를 기금운용위원회 의결 없이 수시로 가동하기로 결정하였으며, 해외 주식을 매도하고 국내 주식에 장기 투자할 경우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도 마련하였다. 이러한 환율 안정 정책이 효과를 보인 결과, 연말에 원화 값이 급반등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그러나 내년에도 원화 값의 약세 압력이 재현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해외 투자 확대라는 구조적인 자금 유출 요소가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금융 기관 및 증권사들은 내년 달러당 원화 값이 1400원 선에서 형성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으며, 따라서 1400원대 환율이 '뉴노멀'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박형중 우리은행 연구원은 "올해 글로벌 증시에서 코스피의 수익률이 가장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가계와 기관의 해외 투자가 증가한 것은 국내 자산시장에 대한 장기 매력을 높게 보고 있지 않다는 의미"라며, "해외 투자 흐름이 내년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커 원화 값은 1400원대에 머무를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교체에 따른 통화 정책의 불확실성 등 대외적 변수 또한 원화 값 약세의 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편, 단기적인 반등 여지를 지켜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위원은 "원화 값이 1300원대까지 올라가기가 쉽지 않지만, 통상 1월에는 새해 효과와 함께 반도체, 조선, 자동차, 방산 등의 산업 모멘텀이 맞물려 원화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예측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