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사모펀드(PEF)의 영향력이 주목받고 있다. 국내 대기업 중 삼성과 현대차를 제외한 대부분은 투자 실패와 주요 산업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자금력이 확보된 사모펀드는 약 36조원의 미집행 자금을 가지고 기업 인수에 나설 수 있는 여력을 갖추고 있다.
27일 매일경제 레이더M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사모펀드는 총 16건의 기업 인수 거래를 통해 약 3조6000억원의 거래금을 기록했다. 특히, 글랜우드PE의 LG화학 수처리사업부 인수(1조4000억원), 웰투시인베스트먼트의 에스아이플렉스 인수(4300억원), 어펄마캐피탈의 CEK 인수(4000억원) 등이 두드러진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반면, 대기업의 인수 거래는 총 6건으로 약 3조1500억원에 그쳐 사모펀드보다 낮은 수준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 동안 대기업에 의한 '조 단위' 거래는 전무했으며, 교보생명의 SBI저축은행 인수(9000억원), 한화그룹 아워홈 인수(8694억원), 웅진의 프리드라이프 인수(8879억원) 등이 대표적인 기업 매수 사례로 소개되고 있다. 이들 거래는 모두 신사업 확장과 관련 있지만, 미래 신기술에 관한 사업이 아닌 안전한 자산 확보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투자은행(IB) 관계자에 따르면, 대기업들은 최근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영업현금 흐름이 긍정적인 기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 미래의 위험 요소를 감수해야 하는 신기술 관련 M&A는 잘 고려되지 않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10조원)와 같은 과감한 집행이 눈길을 끌던 과거와 비교할 때, 현재는 그러한 데이터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화학 및 배터리 산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SK, LG, 롯데, 효성 등 대기업들은 인수를 목표로 하기보다는 계열사나 사업부 매각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려는 경향이 뚜렷하다. 예를 들어, SK그룹은 지난해 SK스페셜티(2조7000억원), SK렌터카(8200억원) 등을 매각했다. 또한, LG화학도 수처리사업부 매각 이후 에스테틱사업부 및 BPA사업부 매각을 고려 중이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인수자가 아닌 매도자로 변모하면서, 국내 M&A 시장은 여전히 활기를 찾기 어렵다. 매일경제 레이더M에 따르면, 최근 3년간 M&A 거래 규모가 30조에서 40조원대에 머물면서 2021년의 70조원대와 비교해 50~60% 수준에 그치고 있다.
더불어 사모펀드에 의해 늘어나는 매물도 시장의 비어있는 구석을 드러낸다. 사모펀드는 자금 조달 후 5~10년 이내에 엑시트(Exit)해야 하기에 여러 기업들을 매물로 내놓고 있으며, DIG에어가스, 클래시스, 롯데카드 등의 사례가 그것이다. 그러나 대기업들은 삼성과 현대차를 제외하고는 현금성 자산이 부족해 이러한 조 단위 매물을 인수하기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M&A 시장의 선순환 구조를 위협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M&A 시장은 중소기업에서 사모펀드를 거쳐 대기업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있다고 평가된다. 자금력 있는 사모펀드가 중소기업을 인수하고 기업 가치를 높여 대기업이 이를 인수하는 패턴이 선순환을 이루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대기업의 역할은 줄어들고 있으며, 이로 인해 시장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M&A 시장은 대기업의 부진과 사모펀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