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증시 약세 속에서 동전주 투자자가 긴장하고 있다. 정부가 부실기업과 한계기업의 시장 퇴출을 위해 설정한 상장폐지 기준이 오는 13일 최초로 적용되면서, 12일 종가가 1000원을 밑도는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는 상장사가 23곳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들 종목은 이날 종가가 상장폐지 여부를 가르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한국거래소는 11일까지 주가가 1000원 미만인 상태를 25거래일 이상 유지한 개별 상장사가 코스닥 27곳과 코스피 8곳 등 총 35곳이라고 밝혔다. 그중 23개 종목은 12일 종가에서도 1000원선을 회복하지 못하면 관리종목 지정 요건에 해당하게 된다.
이번 조치는 금융당국이 부실기업 퇴출을 신속히 이루기 위해 강력한 상장폐지 기준을 적용하게 된 결과다. 특히 ‘동전주 퇴출제’는 주가가 연속 30거래일 동안 1000원을 밑돌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도록 하고 있는데, 이 새로운 기준이 지난달부턴 예방책으로 시행되고 있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고 하더라도 바로 상장폐지가 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은 회생의 기회를 얻게 되며,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후 90거래일 내에 주가가 45거래일 연속 1000원 이상을 유지하면 상장폐지를 피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최종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이로 인해 오는 10월에는 실제로 첫 상장폐지 사례가 나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12일 종가까지 1000원을 회복해야 하는 코스피 상장사는 대영포장, 형지엘리트, 일신석재, 에이엔피, 온타이드 등 5곳이며, 코스닥 상장사로는 뉴인텍, 노을, 에스에너지, 랩지노믹스, 이스트에이드 등 18곳이 포함된다. 이와 동시에 관리종목 지정 회피를 위한 여러 기업들이 주식 병합에 들어갔으며, 일부는 현재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주식 병합은 여러 주식을 하나로 합쳐 주당 가격을 높이는 방안으로, 예를 들어 500원짜리 주식 10주를 1주로 합친다면 이론상 주가는 5000원이 된다. 이를 통해 ‘1000원 미만’이라는 동전주 요건은 벗어날 수 있으나, 기업가치 자체는 변화하지 않는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영화금속, 사조동아원, 트리니티항공이 병합을 진행 중이며, 코스닥 시장에서는 세화피앤씨 등을 포함한 여러 업체가 병합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러나 주식병합이 상장폐지를 피할 수 있는 만능의 해결책이 아님을 유의해야 한다. 금감원에서는 병합이나 감자를 반복함으로써 저가주 기준을 회피하는 편법을 차단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해두었다. 따라서 1년 이내에 주식병합이나 감자를 실시한 기업은 동전주 사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되면 추가 병합·감자가 제한된다. 이러한 이유로, 매출과 실적 개선 없이 주가가 다시 1000원 밑으로 떨어지면 상장폐지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오랜 기간 동안 실적과 재무구조가 악화된 기업들이 시장에 남아 있는 상황에서 이른바 ‘좀비기업’을 제때 퇴출해야 한다”면서, 이번 동전주 퇴출 기준 강화는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한편,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2월에 실시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올해 코스닥 상장폐지 대상 기업을 약 150곳으로 추산한 바 있으며, 주가 회복이나 주식병합 여부에 따라 대기 중인 기업 수가 100곳에서 최대 220곳까지 변동할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