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상장사 대주주를 대상으로 상속세를 현금과 주식으로 혼합하여 납부할 수 있는 제도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상속세를 전액 현금으로 납부해야 했던 대주주들의 부담을 줄이고, 주식 대량 매각으로 인한 주가 하락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이와 관련된 제도 개편을 본격적으로 마련하고 있으며, 이 방안은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의 업무보고에서 언급된 바 있다.
현재 상속세법은 상속세를 기본적으로 현금으로 납부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비상장주식이나 부동산과 같은 현금화가 어려운 자산의 경우에만 물납이 허용되고 있다. 이 때문에 상장사 대주주들은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자사 주식을 대량으로 매각하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예를 들어, 삼성 창업주 일가는 최근 고(故) 이건희 회장 별세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총 12조 원 규모의 상속세를 분할 납부하고, 이 과정을 위해 주식을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그러면서 주가 하락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했다.
정부는 상장사 대주주들에게 현금과 주식을 적절히 조합하여 상속세를 납부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즉, 상장 주식에 대해서도 비상장 주식과 비슷하게 '현금+물납'의 혼합 형태로 상속세를 납부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러한 방식은 대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일부를 물납으로 사용하고, 나머지를 현금으로 납부하는 것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주식 매각으로 인한 주가 하락이나 경영권 약화 우려를 줄일 수 있도록 지원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정부는 이러한 상장사 주식을 물납으로 받음으로써, 내년 상반기에 출범할 예정인 한국형 국부펀드의 자금 조달 방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 코스피 시가총액은 약 3,300조 원에 달하며, 기업 창업주 일가의 지분이 약 700조 원에서 1,000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일부만 물납으로 확보해도 수백조 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상황이다. 구윤철 기획재정부 부총리도 최근 브리핑에서 물납 주식을 활용해 국부펀드 재원을 구축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제도 변화는 상장사 대주주들의 상속세 부담을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주가 안정화와 경영권 보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의 이러한 정책 방향은 전체 경제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