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보유 한도를 조정하기로 했다. 10일 현지시간으로 발표된 협의안에 따르면, 개인이 보유할 수 있는 시스템적 중요 스테이블코인의 한도는 2만 파운드(약 3,400만 원)로 설정되며, 기업은 최대 1,000만 파운드(약 170억 원)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된다. 그러나 슈퍼마켓과 같은 소매업체 및 암호화폐 거래소는 예외 적용을 받을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 화폐의 가치에 1대1로 연동되는 암호화폐로, 그 시장 규모는 글로벌적으로 약 3,000억 달러에 이른다. BoE는 이번 조치를 통해 금융 안정성을 유지함과 동시에 시스템적 중요성을 지닌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이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협의안에서는 대부분의 시스템적 스테이블코인이 자산의 40%를 중앙은행에 무이자로 예치해야 하며, 나머지는 영국의 단기 국채로 보유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더불어 성장 단계에 있는 스테이블코인은 자산의 최대 95%를 단기 국채로 보유하는 것이 가능하게 허용된다. BoE는 시장의 불안정성을 고려해 발행사에 대한 중앙은행의 유동성 지원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언급하였다. 이는 초기 제안이었던 중앙은행 예치금 100% 의무화 방안보다 완화된 조치로 해석된다.

세라 브리든 BoE 금융안정 부총재는 "우리의 목표는 혁신을 촉진하고 새로운 형태의 화폐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업계의 의견을 반영하여 제도를 조정했다"고 말했다. 이번 규제안은 영국 재무부가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으로 지명한 자산에만 적용되며, 일반 암호화폐 거래용 토큰에 대해서는 금융감독청(FCA)이 별도의 규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한편, 최근 미국 의회가 ‘지니어스법(Genius Act)’을 통과시키면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제도를 정립한 이후, 글로벌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영국 역시 제도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에 기고하며 "스테이블코인에 반대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는 국내외 결제 시스템 혁신을 이끌 잠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BoE의 완화된 규제안은 금융 안정성과 산업 경쟁력 사이에서의 균형점을 찾으려는 한편, 업계와의 소통을 통해 시의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영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제가 더욱 명확해지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