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중앙은행이 서방 국가들의 경제 제재에 대한 대응으로 암호화폐 관련 규제 완화를 심도 있게 논의하고 있다. 제재로 인해 국제 금융 시스템에서 달러와 같은 주요 통화의 활용이 제한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암호화폐를 대안 결제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코메르산트 경제지의 보도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치스티우힌 중앙은행 부총재는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중앙은행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러시아와 러시아 국민이 해외에서 일반 통화를 결제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는 데 제약이 많아, 암호화폐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2020년에 이미 암호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전면 금지한 바 있다. 그러나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으로부터 강력한 금융 제재가 가해지면서 러시아 기업 및 개인들은 국제 송금과 무역 결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암호화폐가 우회 결제 수단으로서의 가능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논의의 핵심은 실제 자산 인도 기반의 암호화폐 거래에 대해 '초고위험투자자(Super-qualified investor)' 요건을 면제하는 방안이다. 이 요건은 올해 4월 러시아 재무부 및 중앙은행이 암호화폐 거래소 개설을 추진하면서 도입한 규제사항으로, 이를 완화함으로써 암호화폐 시장의 접근성을 높이려는 것이다. 치스티우힌 부총재는 이달 말까지 관련사항에 대해 재무부와 합의를 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러시아 정부는 암호화폐 거래소 설립과 허가 체계 구축 등 암호화폐 인프라 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모습이다. 이는 실사용 확대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며, 동시에 러시아 경제에 암호화폐를 정식으로 편입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러시아의 움직임은 실제로 암호화폐 수요를 증가시킬 수 있으며, 이는 비트코인(BTC) 등 주요 암호화폐의 시장에서의 지정학적 역할 확대를 암시하고 있다. 더욱이 러시아의 암호화폐 관련 정책 변화는 제재를 받고 있는 다른 국가들이 유사한 길을 모색하게 만드는 유인 작용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암호화폐의 규제 및 결제 인프라 관련 뉴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