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기관 스탠다드차타드는 비트코인(BTC) 가격 상승 사이클이 이제 더 이상 채굴 보상 반감기(halving)만으로 설명되지 않으며, 비트코인이 새로운 시장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기존의 4년 주기로 반복된 반감기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되었다고 진단하며, 이는 최근 미국 내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 도입에 크게 기인한다고 밝혔다.

전통적으로 비트코인 반감기 이후 약 18개월 이내에 가격이 고점을 형성하는 흐름이 있었다. 하지만 스탠다드차타드는 새로운 ETF의 등장으로 이러한 패턴이 무력화되었다고 전했다. ETF는 기관 및 일반 투자자들에게 비트코인 투자를 보다 용이하게 하였고, 따라서 시장의 수급과 가격 형성 메커니즘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이러한 변화가 시장에 완전히 반영되면, 비트코인 가격이 2026년 상반기 중에 사상 최고가인 126,000달러(약 1억 8,522만 원)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러한 전망이 실제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ETF에 유입되는 자금이 지속되며, 새로운 상승 동력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그렇다면 스탠다드차타드는 중장기적인 비트코인 가격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2025년 목표가는 당초 20만 달러(약 2억 9,426만 원)에서 10만 달러(약 1억 4,713만 원)로, 2026년에는 30만 달러(약 4억 4,139만 원)에서 20만 달러로, 2027년에는 40만 달러(약 5억 8,853만 원)에서 22만 5,000달러(약 3억 3,105만 원)로 조정하였다. 2028년 역시 50만 달러(약 7억 3,566만 원)에서 30만 달러로 하향 조정되었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코인게코 기준으로 약 90,397달러(약 1억 3,298만 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최근 ETF에 대한 수요와 기관들의 매수세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이전과 같이 급등락하는 구조를 보이지 않고 보다 복합적인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변화는 스탠다드차타드 뿐만 아니라 여러 금융 기관 및 전문가들의 견해와도 일치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번스타인 역시 ETF 시장의 급성장이 기존의 4년 주기 반감기 모델을 무력화하고 있으며, 비트코인이 점차 '디지털 금'으로서의 역할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또한 온체인 분석 플랫폼 크립토퀀트의 주기영 대표는 비트코인이 현재 '이익 실현 국면'에 진입했으며, 과거의 가격 주기와는 거리가 멀다고 설명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진정으로 새로운 시장 국면에 진입했음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현 시점의 사상 최고가를 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ETF 자금의 유입, 기관의 수요, 글로벌 규제 환경 등 새로운 변수들이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비트코인이 과거의 규칙을 탈피하고 진정한 자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가 주요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