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웹3 분야의 스타트업 창업자들과 대화할 때마다 그들의 기치인 '혁신'이 연일 반복되고 있다. 하지만 창업자들이 제시하는 사업계획서를 들여다보면 도처에서 느껴지는 기시감이 인상 깊다. 수십 개 스타트업에 자문을 해왔던 필자에게 그들의 접근 방식이 마치 복사본처럼 보이는 이유는 그들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거의 동일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다섯 가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주장하고, 그 내용이 각인될 정도다.
투자 유치를 위한 현장은 마치 고장 난 레코드판처럼 반복되는 자극적인 문구들의 집합체로 변하고 말았다. "디파이(Decentralized Finance)와 게임의 패러다임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킨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어떤 블록체인보다도 빠르고 안전하다", "유명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이 이 기술을 검증했다" 등 아는 사람이라면 지루하게 들릴 법한 말들이 무한정 반복된다. 물론 이 같은 주장이 전혀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러한 선언이 이미 시장에 출시된 수백 개의 다른 프로젝트에서도 똑같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필자는 깊은 우려를 느낀다. 기술의 발전이 추구되어야 할 목표임은 분명하지만, 그 과정에서 혁신의 진정한 목적과 가치는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웹3의 생태계가 더 이상 단순히 새로운 기술과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세우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로 사용자와 시장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구체적인 솔루션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는 것이 필자의 주장이다.
결국 웹3의 미래는 기술적 우수성뿐 아니라, 이를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진정한 문제의 심층적인 이해에 달려있다. 기술의 남용이 아닌, 이를 활용한 실질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기업들이 무턱대고 경쟁적으로 나선다면, 투자자나 소비자 모두에게 피로감과 실망만을 안겨 줄 것이다. 이제는 진정한 혁신을 위한 길잡이가 필요한 때이다. 기술 만능주의에서 벗어나, 웹3의 본질적인 가치를 재정립해야 할 때다.
웹3 시대, 기술 만능주의의 맹신과 혁신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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