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레저(XRPL)에서 발생한 '배치게이트(BatchGate)'인 XLS-56 논란이 확산되면서, 프로토콜의 안전성을 책임지는 주체와 메인넷 반영 전 수정안의 검증 기준 강화에 대한 대립이 본격화되고 있다. 장기 검증인(validator)인 다니엘 켈러(Daniel Keller)는 이번 사태를 “검토 프로세스의 시스템적 실패”로 지목하며, 현재 심사 중인 모든 수정안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켈러는 과거의 배치 사건 이후 dUNL(디폴트 유니크 노드 리스트) 검증인의 역할에 혼선이 있었음을 밝히며, 자신의 입장을 정리했다. 그는 “검증인은 거버넌스의 참여자이지 무급 코드 감사자가 아니다”라며, dUNL 검증인의 역할은 제한적이며 수정안에 대해 ‘찬성(Yay)’ 또는 ‘반대(Nay)’ 투표로 조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주장이 중요해진 이유는 XLS-56에서 메인넷 활성화 직전 ‘서명 검증 로직’의 결함이 발견되었고, 이 버그가 승인되지 않은 트랜잭션 실행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함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XRP가 위험에 처할 수 있는 가능성으로 이어져, 켈러는 이를 단순 실수가 아니라 반복되는 구조적 문제로 간주했다.
그는 “dUNL은 무료 코드 리뷰나 프로토콜 감사 기구가 아니다. 검증인이 복잡한 수정안 코드의 무료 검토를 맡는 것은 설계의 본질이 아니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와 함께, 수정안을 제안하는 측은 충분한 문서화와 테스트, 보안 분석을 제공해야 한다고 요구하며, "내가 투표를 원한다면 그 변경이 안전하고 유익하다는 것을 입증하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켈러는 책임의 주체가 리플(Ripple)로 향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리플이 XRP 레저의 핵심 프로토콜 엔지니어링과 보안 리뷰, 지속 가능성을 위한 투자를 실질적으로 증가시키겠다는 구체적인 약속을 하기 전에는 추가 수정안에 찬성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XRP가 리플의 '노스스타'라면, 네트워크의 보안과 탈중앙화에 필요한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함께 했다.
그의 즉각적인 반응으로 진행 중인 모든 수정안에 대한 ‘찬성’ 표를 철회하고(긴급 수정안은 예외), rippled 3.1.1로의 업그레이드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고를 예방하는 과정에서 독립 연구자와 AI 도구의 도움이 결정적이었다고 강조하며, 현재의 안전망이 얼마나 취약해졌는지를 지적했다.
XRPL의 다른 주요 인사들도 ‘프로세스 개선’ 필요성에는 동의했지만, 속도 조절에 대한 의견 차이를 보였다. 유명 검증인 Vet은 이번 사건을 커뮤니티와 XRPL 재단이 프로토콜 진화를 재구성할 기회로 보고, 수정안 적용 속도를 늦추고 유료 검토를 확대할 것, 그리고 큰 변화에는 복수 감사(audit)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면 켈러는 단순히 속도를 늦추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보안 검증을 도운 캔티나(Cantina)와의 협력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가진 최선이 지금의 협력”이라며,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프로세스 개선은 어제부터 시작했어야 했다"는 의견을 밝혔다.
결국 XRP 레저(XRPL)는 기능 확장과 기반 레이어 신뢰성이라는 오랜 딜레마에 직면하게 되었다. 배치게이트가 실제 공격으로 번지지 않았지만, 수정안 파이프라인이 이러한 큰 변화를 감당할 수 있는 충분한 검토를 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이 논쟁이 XRPL의 향후 거버넌스와 보안 투자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현재 XRP는 1.3566달러에 거래되며, 원·달러 환율이 1491원인 것을 감안하면 약 2023원에 해당하는 가격이다.
XRP 레저의 배치게이트 논란 심화…장기 검증인 "무급 감사자는 아니다" 수정안 지지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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