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TF(자금세탁방지기구)가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에서 ‘취약점’으로 자기수탁(셀프 커스터디) 지갑 간의 P2P(개인 간) 전송을 지목하며 이에 대한 경고를 발령했다. 이들 개인 간의 거래는 거래소나 수탁사와 같은 ‘규제된 중개자’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자금세탁방지(AML) 감시망이 사실상 약화될 우려가 존재한다. FATF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이러한 P2P 전송이 규제 준수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 범위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이상거래 탐지와 의심거래 보고가 기대되는 중간 관문이 사라짐으로써 감독에 구멍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FATF는 스테이블코인이 결제 및 국경 간 송금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변동성을 낮추도록 설계되어 송금이나 결제에 유리한 특성을 갖고 있지만, 그 사용량이 증가할수록 거래에 대한 정보 수집과 통제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FATF는 이에 대해 각국의 규제당국이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한 위험성을 사전에 평가하고, 위험 수준에 맞춘 ‘비례적’ 완화 조치를 적용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자기수탁 지갑이 거래소와의 상호작용 때문에 추가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며, 스테이블코인 발행이나 유통에 관여하는 사업자들에게 AML 및 테러자금조달방지(CFT)에 대한 법적 의무를 명확히 부과하는 방안 등이 내부 논의로 제기되었다. FATF는 P2P 전송으로 인해 규제의 ‘사각지대’가 생길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으며, 이는 AML 통제를 우회하기 쉽다는 점에서 ‘핵심 취약성(key vulnerability)’으로 강조되었다.
FATF는 퍼블릭 블록체인의 거래 기록이 온체인에 남아 추적 가능하다는 점도 덧붙였다. 그러나 지갑 주소가 실명 대신 가명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주소와 실제 인물 간의 연결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취약 주소의 추적은 가능하지만, 최종적으로 누가 그 거래에 관여했는지를 확인하는 데에는 높은 난이도가 따른다.
보조 데이터로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의 통계를 인용했을 때, 2025년 기준 불법 주소로 유입된 암호화폐 규모가 최소 1,54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 중 스테이블코인이 불법 거래 볼륨의 84%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스테이블코인이 범죄자금 이동에 ‘선호 수단’이 될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통계가 불법 거래의 비중은 여전히 작지만, 전체 시장 규모가 증가하면서 불법 거래의 ‘절대 금액’은 상당히 늘어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업계에서 FATF의 이번 보고서는 스테이블코인을 결제 및 송금의 인프라로 수용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자기수탁 지갑과 P2P 전송이 남길 규제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음을 밝힌다. 따라서 스테이블코인 규제는 추적 가능성과 프라이버시, 혁신과 감독 간의 균형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FATF, 스테이블코인 P2P 전송의 취약성 ‘자기수탁 지갑’으로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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